오는 26일부터 미국행 승객에 보안 질의 늘어 국토부 “관계기관과 함께 대응방안 마련” 강조항공업계 “구체적·실질적 대책 없는 상황” 지적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미국 본토를 비롯해 괌, 하와이, 사이판 등 미국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는 승객에 대한 보안 질의 절차가 대폭 강화된다.
해당 조치는 미국 교통보안청(TSA)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6월 TSA는 항공사에 최근 잇따른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취항하는 전 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탑승객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보안검색 강화 조치는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국적기와 미국령인 괌·사이판 등에 취항하는 국내 저가항공사(LCC)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TSA에 내년 1월 인천공항 제 2 터미널이 완공될 경우 설비 이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다며 내년 2월20일까지 시행 유예를 요청한 상태다.
강화되는 보안 정책에 따라 모든 미국행 승객은 공항 카운터에서 2∼3분 정도 미국 방문 목적과 현지 체류 주소 등 보안 질의(인터뷰)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출국 수속 시간은 현행보다 1∼2시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공항 혼잡도 가중은 물론 출국 수속 시간도 2~3시간 이상 더 소요될 것이라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항공기의 경우 탑승 인원이 180명가량이 되는데 1명에 1분씩 인터뷰 시간이 늘어나도 최소 3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돌발 변수까지 발생할 경우 소요 시간은 더 길어진다”라며 “4~5시간 일찍 공항에 온다고 해서 이용객 불편이 감소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안 질의에 답변이 부정확한 승객 등에 대해선 탑승 전 격리된 공간에서의 정밀 심사가 필요한데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시설에 대한 권한이 잇는 정부나 인천공항공사 등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사항이나 항공사 측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격리 공간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안검사가 실시될 경우 공항에는 대혼란이 벌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또 항공업계 관계자는 “TSA가 항공사에 요청을 했지만 이는 시설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공항에서 적극 대처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 대 정부로 협의해야 하는 문제인데 국토부는 마치 항공사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보안 검색으로 인해 승객들의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칫 수요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인터뷰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이로 인한 항공기 지연 사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승객의 이용불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특히 항공기 지연이 가장 큰 걱정이다. 보안 검색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시행 초기에 불편을 겪는 승객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칫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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