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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금성자산 8년간 13배 늘었다는데···투자를 안해서라고?

삼성전자 현금성자산 8년간 13배 늘었다는데···투자를 안해서라고?

등록 2017.10.19 18:05

수정 2017.10.19 18:17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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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자액 해마다 꾸준히 증가올해 상반기에만 30조원 넘게 투자해애플은 285조원···삼성전자 10배 수준M&A 등 위해 오히려 더 비축할 필요

삼성전자 현금성자산 8년간 13배 늘었다는데···투자를 안해서라고? 기사의 사진

대기업의 현금성자산이 급증하면서 투자를 게을리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매출의 급격한 성장 등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투자액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27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100대기업의 현금성자산은 2008년(36조4300억원)과 비교해 350.8% 늘어났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이 32조1100억으로 가장 많았는데 2008년(2조3600억원) 대비 1360%로 가파르게 올랐다.

현대차는 7조8900억원으로 2008년(1조7600억원) 대비 449% 증가했다. SK는 6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무려 1만% 이상 늘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648%, 기아차는 336% 증가했다.

박광온 의원은 “대기업들이 현금만 쌓아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일자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내수가 늘고 결국 모든 경제 주체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현금성자산 8년간 13배 늘었다는데···투자를 안해서라고? 기사의 사진

그러나 대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쌓이는 것은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매출의 급격한 증가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연 매출을 살펴보면 2008년 12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01조9000억원으로 166% 성장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투자액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을 합한 총 투자액이 2008년 1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3000억원으로 246% 급증했다.

매출액 증가세보다 투자액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30조4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연간 투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기업은 생존을 위해 현금성자산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수주가뭄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현대중공업이 보유 자산 대부분을 매각해 현금성자산을 확보한 경우다.

기업들에게 현금성자산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과제다.

특히 SK의 경우 글로벌투자전문 지주회사를 천명한 상황에서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순환출자가 허용될 때는 그룹 내 여러 계열사가 새로운 기업을 공동으로 인수할 수 있었지만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주회사가 현금성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현금성자산 8년간 13배 늘었다는데···투자를 안해서라고? 기사의 사진

국내 기업들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해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오히려 열악한 수준이기도 하다.

애플의 현금성자산은 2017년 1분기 기준으로 285조원에 달한다. 애플이 테슬라, 넷플릭스 등의 혁신기업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처럼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32조원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국내 1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을 모두 합쳐도 애플에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현금성자산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 기업 과세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된 기업소득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가 올해를 끝으로 폐지돼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은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더한 것으로 전부 현금이 아니다. 제도 도입 당시부터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한 경제계의 반발이 컸던 이유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현금, 현금과 같은 수표, 예금 등의 자산을 말한다. 이에 따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인상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자리 감소를 기업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자금으로 갑작스러운 위험에 대비하거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M&A에 사용해야 할 돈이다”라며 “M&A 등을 통해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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