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뀔 때 마다 공공기관 인사 ‘비일비재’‘민주당 파견 문자’에 ‘노무현정부 관료 하마평’국민의당 “적폐 저지르면 결국 청산대상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이뤄진 수석보좌관회의 때 언급한 발언의 일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고 밝히며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근절’ 의지를 드러냈다. 정권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공공기관 인사는 보은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불거지는 논란을 종합해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낙하산 근절’ 발언은 가벼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근무 의향’ 문자를 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공공기관인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직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참여정부 때 호흡을 맞춘 김조원 전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취임한 것이다.
이러한 정황들로 인해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잘못된 관행이라고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문재인정부 역시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 관련 잡음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 인사들의 공공기관장 하마평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력의 이강래 전 의원은 한국도로공사 사장직에, 민주당 호남특보를 맡고 있는 김성주 전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에,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및 민주연구원장을 지낸 김용익 전 의원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에 각각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기관장 인선도 여권 인사들의 하마평이 즐비하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및 노무현정부 때 감사원장을 지낸 전윤철 전 원장은 무역협회장직에, 노무현정부 때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김창록 전 총재는 은행연합회장직에, 노무현정부 때 금융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전 위원장은 손해보험협회장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장 야권에선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6일 원내정책회의 때 “민주당이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 부국장급 이상 사무처당직자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 낙선자 등에게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으로 갈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을 전리품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재차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다. 채용비리 뿌리 뽑는 것이 그 자리에 내 식구를 채워 넣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적폐 중의 적폐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면서 적폐를 저지르면 결국 청산 대상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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