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채용목표제 30% 미달···여성임원 비율 12%유리천장 지수 5년째 최하위···“유리천장, 제도개선 필요”경재소위,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 논의···與野 긍정적이낙연 “유리천장 엄연히 존재, 공공부문부터 타파할 것"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 여성현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 임직원 32만7675명 중 여성은 9만761명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27.7%로 공무원 시험에 적용하고 있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2%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절반이 넘는 공공기관에서 여성 직원 비율이 양성평등채용목표제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라며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한국은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직장 내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기회를 평가하는 지표 유리천장 지수에서 5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승연 경기가족여성연구원 박사는 “유리천장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곳이고 사회인식과 조직문화가 변화해야만 깨지는 것”이라며 “절대로 유리천장에 갇혀 있는 당사자가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리천장과 유리벽을 깨기 위해서는 성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 개선을 위한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꺼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여야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공공기관에 여성이 현저히 적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경제소위는 정부 측 의견과 여야 입장을 확인한 결과 모두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법제화를 둘러싸고 위헌성과 현실적인 한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는 임원 성별 비율 할당에는 찬성하지만, 기관마다 업무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법제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은 “공공기관 여성 비율이 13%인데 20%까지 올리는 목표로 하고 있다”며 “조만간에 국무회의에서 의결해서 하도록 할 것”이라고 알렸다. 발표는 12월 초순 무렵으로 예고했다.
정부와 여야 모두 공공기관 유리천장 개혁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다. 또 새 정부 들어서 1기 내각에 여성 5명을 등용하면서 ‘여성 장관 30%’ 공약 달성에 근접했다. 그간 2% 선을 넘지 못하던 여성 파워엘리트 비율도 7%대로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1기 내각 기준으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여성 장관을 등용한 정부라는 기록도 얻게 됐다.
아울러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일 “공공부문부터 유리천장을 부수는 일을 이미 시작했다”며 “공공부문 여성 고위직 비율을 여러분 상상보다 높게 잡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했고 대통령 직속의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가동에 들어갔다”며 “정부는 공공부문의 이런 노력이 민간에도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해 공공기관 유리천장 개혁을 예고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