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관사와 업체, 비밀확약서 제출호반건설 비롯 中 업체 등 실명 퍼져주관사 등 관리 부재?···공정해야 오해 없어
20일 건설부동산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 이전 인수후보자들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하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자들의 비밀 확약서 제출은 대우건설의 투자설명서(IM)를 받기 위한 절차다. 대우건설 매각 절차는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사실상 향후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를 제출해야만 매각 주관사 측에서 IM과 예비입찰안내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번에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곳의 국내외 업체들도 모두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이들간 비밀유지 확약이 사실상 깨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13일 예비입찰에선 호반건설을 비롯해 미국 투자회사 트랙, 미국 설계회사 에이컴, 중국건설공정총공사 등 참여 업체 이름이 시장 등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최근 숏리스트에선 호반건설과 중국업체 등이 이미 시장에 거론되고 있다. 이들간 비밀확약이 잘 지켜지고 있다면 이런 이름들이 언론이나 시장에 등장해서 안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언론이 시장의 오보가 아니라면 시장에 대우건설 매각 관련 정보가 전방위적으로 새어나와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매각 주체인 산은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등 주관사, 업체 등 이들 중 누군가가 비밀유지 확약을 깨고 누설하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실제 시장에선 호반건설 등 국내 업체와 일부 외국업체의 대우건설 예비입찰과 숏리스트 작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산은이나 업체들 모두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사안이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우건설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호반건설이 대표적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M&A와 관련해선 회사 내부에서도 어떤 내용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강변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M&A가 내부 기밀인 점을 차치하더라도 비밀협약을 잘 지키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대우건설의 주인이자 매각 주체로 미래에셋대우 등과 매각 계약을 맺은 산업은행도 기밀 협약 파기를 부인하고 있다. 시장이나 언론에서 오보를 날리는 것일 수도 있다는 등 자신들은 기밀을 절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홍보부서까지 숏리스트 대상 업체를 모르고 있는 등 매각 관련 위탁 부서가 아니라면 그 자체가 기밀이라서 아는 이들도 많지 않다는 게 산은측의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우리는 매각하는 입장이다. 우리측에서 발설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추후에 어디서부터 (비밀협약이 파기됐는지 아니면 오보가 됐는지) 나왔는지 파악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M&A관련 억측이나 소문,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 등으로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오해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업계 3위 대형건설인 대우건설 매각 성사 이전에 이번 매각이 시장에 공정하고 절차상 하자 등 잡음이 없이 진행돼야 함에도 비밀확약이 사실상 깨지는 등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면 매각 진정성이나 정당성 등이 훼손될 수 있어서다.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물론 대우건설 대주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등에게도 화살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매각 절차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탓에 잡음 관련 관리 능력 부재나 관리 부실 논란까지 제기하며 파장이 커진 것이다. 특히 산은의 경우 공공금융기관으로 대우건설 매각을 제대로 추진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들간 비밀 파기 등 잡음이 일면서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산은이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고 싶거나 혈세 낭비 논란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 정작 매각 성사 자체엔 크게 관심이 없다는 얘기부터 흥행성공에 몰두하다가 오해가 될만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등 떠도는 설이나 다름없는 억측에 가까운 추측들마저 난무하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측에서 (관련 정보 등을 시장에) 슬쩍 흘리는 느낌이 든다"라며 산은 등 이들간의 오해가 싹틀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가 있고 업체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지만 결국 이 매각의 주체 등 진행과정의 총괄은 대우건설 주인이자 공공금융기관인 산업은행으로 봐야한다. 때문에 최근의 비밀확약서 사실상 파기 등 오해가 나오는 것도 산은이 관리 부실 논란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정당하고 공정한 룰에 의해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우린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입장이다. 매각 관련 협약은 미래에셋대우 등 주관사와 맺었다. 최근 비밀 파기 등 잡음이 우리들 책임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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