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기존 산업은행 정책 바꾸면 역풍 우려매각 본격화하지만, 헐값에 파는 건 ‘글쎄’"팔려도 좋다 일단 정부 면죄부 부터"시선도
◇서두르긴 하지만···매각이 절실하지 않다 = 업계 일각에서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시나리오. 이유는 면죄부 유무라서다. 일단 박근혜 정부에서의 전임 이동걸 회장은 산은의 정관까지 고쳐가며 구조조정 과정의 회사는 시장가(주가)로 매각할 수 있다고 명분을 쌓았던 것. 그러나 새 정부들어 이동걸 회장이 퇴임하고 새로운 이동걸 회장이 새 수장으로 오른 이후 이런 의도는 이미 퇴색됐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다시 말해 기존 이동걸 회장의 대우건설 조기 매각추진을 새 CEO인 이동걸 회장이 다시 힘있게 추진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지는 등 딱히 매각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 다만 산은이 공공금융기관으로서 정책을 영속성을 가져가야하다보니 비금융계열사인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을 보여주기식으로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산은은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37.16%)할 당시 인수가가 2조1785억원(주당 1만8000원)에 대우건설을 사들였다.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한 것. 만약 1조원대 초반 정도의 최종 매각 가격이라면 산은은 1조원 이상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최소 1조원이라는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뻔히아는 정부와 산은이 굳이 대우건설매각을 서두를 필요거 없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대우건설을 가져가려면 제값(2조 이상)에 가져가라 =산은 내부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PE실 등 일부 부서는 여러가지로 골치아픈 대우건설(?)이 빨리 새 주인을 찾기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비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하는 산은 일부 정책라인에선 대우건설 매각은 필수불가결한 미션인 것. 이번 대우건설 예비입찰 등 매각을 본격화하면서 우연치않게 국내외에서 좋은 인수 후보자가 나온다면 그보다 더 좋은 방편은 없다고 봐야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와중에 일부 매수 후보자가 매각 가격까지 높게써서 자신들의 혈세낭비나 관리부실 등 면피할 수 있게 해준다면 최고의 베스트 케이스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 실제 대우건설을 매입한 이후로 산은은행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두번째로 연기(펀드 만기 연장)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산은이 기존 원칙을 깨고 시장가(주가) 원칙을 내세우면서 대우건설 매각가를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건설 등 최고가를 써내는 업체에 대우건설을 넘겨주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정부에 면죄부 부터 받자 = 산은은 공공금융기관이다. 기본적으로 공기업 마인드가 강해 책임회피에 대한 본능이 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때문에 청와대나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게서 면죄부를 받고 있은 마음이 간절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대우건설을 매각했더라도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면서 팔았다는 얘기가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지면 정부는 물론 산은을 이끄는 이동걸 회장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연장선상에서 신임 이동걸 산은 회장도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으려면 이번 대우건설 매각에서 제대로 보여줘야 면피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매각에서 최선을 다해 결과를 보여줄 것이란 시선이 강하다. 단 2조원대를 원하는 산은의 희망 매각가와 달리 호반건설이나 해외 업체들이 1조원대에 매입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예비입찰 흥행과 달리 본 입찰 등 최종 입찰에선 매각 등이 최종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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