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글리아티린 쓴맛···보톡스는?

대조약 관련 종근당에 ‘뼈아픈 패배’

메디톡스와 소송 예고···후폭풍 클 듯

대웅제약이 종근당과의 글리아티린 대조약 분쟁에서 보기좋게 패배하면서 메디톡스와의 보톡스 전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으로 판결이후 불거질 후폭풍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과 관련해 국내에서의 소송을 준비중이다. 대웅제약은 이에대한 소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을 받은 후 30일안에 회신을 해야하고 그 다음 공판이 진행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초 공판은 내년 1분기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지난 6월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메디톡스는 전 직원 A씨가 대웅제약 직원 B씨에게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와 제조공정 등을 전달하고 약 12만달러(1억3000만원)의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가 메디톡스를 퇴사한 뒤 미국 한 대학에 박사후과정 유급직을 보장받았다는 내용도 소장에 명시했다.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은 미용성형 시술용 바이오의약품이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을,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그간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일부 염기서열 정보가 자사 제품과 동일하다는 이유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중이라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명확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며 “대웅제약 입장에서 깜짝 놀랄 것”이라며 승소를 장담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구라며 이를 일축했다. 기존의 방침을 고수한 셈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새롭게 밝힐 만한 내용은 없다”면서도 “그들의 주장은 허구이며 확고한 법적 대응을 통해 철저히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의 법적공방에서 졌을 경우 불거질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보톡스 균주를 자체 개발했다고 하는 제약사가 대웅제약외에도 여러곳이 되다보니 업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대웅제약의 경우 종근당과의 대조약 이슈로 타격을 입은만큼, 내부 분위기가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여기서 나온다.
지난 20일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최근 의약품동등성시험 대조약 공고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대조약을 종근당글리아티린으로 결정했다.

앞서 간담회를 열고 대웅바이오글리아티린이 새 대조약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던 대웅제약으로서는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대조약은 제네릭의약품(복제약) 개발시 약효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의약품을 일컫는다.

글리아티린은 이탈리아의 다국적 제약사 이탈파마코가 개발한 치매 관련 치료제로 2015년까지 대웅제약이 국내 독점 판권을 가지고 있다가 지난해 1월 종근당으로 판권이 넘어왔다.

식약처는 같은해 5월 대조약 변경공고를 통해 종근당글리아티린을 대조약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같은 식약처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현재 대조약 지위를 유지한 상태였다.

더욱이 대웅글리아티린이 대조약으로서 유효기간이 지난 9일부로 만료되면서 대웅제약은 새로운 대조약 지정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었다.

대웅제약은 현재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식약처 등 대조약 지정과 관련해서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지정과 관련)뭐라 할 말이 없다”고 낙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