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시간당 1만원까지 올려야”경영계 “중소기업 부담 완화 필요”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올해의 6470원보다 16.4% 오른다. 지난 2000년 9월∼2001년 8월(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1인 가구 노동자는 월급은 157만3770원을 받게 돼 올해보다 22만1540원 인상된다.
일각에선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 영세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는 등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내년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 명(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추정된다. 영향률은 23.6%다.
노동계는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1인 가구 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5만 원)를 토대로 1만 원은 돼야 최소한의 기본 생계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의 약 50%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긴축경영을 예고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11월 말∼12월 초 회원사와 기업 27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기업의 절반(45.7%)이 “ 내년에 긴축경영에 나설 “이라고 밝혔다. ‘투자 축소’는 54.6%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37.7%는 최저임금 인상 결과로 ‘고용 축소’를 우려했다. 무인·자동화 등 자본투입 확대(24.6%), 제품가격 인상(22%)을 예상하는 기업도 많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의 경제 상황 인식 및 정책 의견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 완화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혔다.
소상공인들은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업종에 대해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편의점·주유소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직원들의 비중이 높은 업계는 인건비를 줄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가격 인상, 인원 감축, 무인점포 전환 등이 꼽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조만간 노사 간 합의를 토대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관한 계획안을 고용노동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산입된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요구한다. 연봉 4000만 원 이상을 받는 비취약계층 근로자가 기본급 비중이 현저히 낮으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아 기본급·상여금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현재 기본급 비중이 낮은 이유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입장이다. 이어 개별 기업들이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 정리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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