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스, 13년 만에 ‘랄라블라’로 이름 변경벌어진 1위와 격차···뒤따르는 추격도 거세공정위, H&B 감시 집중···‘대반전’ 쉽지 않아
GS리테일은 지난 6일 신규 브랜드명 랄라블라를 공개하고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이미지를 활용할 예정이다. 20~30대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차별화된 콘셉트의 H&B 스토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결정이라고 GS리테일은 설명했다.
GS리테일은 7일부터 순차적으로 왓슨스 간판을 랄라블라로 바꾸고 다음 달 말까지 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2005년 10월 서울 홍대 앞에 1호점을 연 왓슨스는 랄라블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13년 만에 재탄생한다.
H&B 스토어 업계에서는 경영인으로 3년째에 접어든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에 주목하고 있다. 허 대표는 GS그룹 3세 경영인으로서 2015년 말 허승조 전 부회장 후임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앞서 허 대표의 GS리테일은 지난해 2월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하며 왓슨스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어 4개월 뒤인 6월 1일자로 흡수 합병했다. 당시 GS리테일은 “H&B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그간 주로 편의점 부문(GS25) 사업에 집중해 업계 1위인 CU와 점포 수 격차를 줄이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달렸으며 향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업군으로 꼽히는 H&B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영업이익 35%와 10% 감소라는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차가운 연말을 보냈다.
기존 왓슨스는 188개까지 매장 수를 늘렸지만 H&B 스토어 업계 1위를 달리며 매출 1조를 돌파한 CJ올리브영과(점포 950여개)는 그 격차가 눈에 띄게 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업계 3위로 불리는 롭스의 공격적인 추격도 만만치 않아 왓슨스가 중간에서 큰 특징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가운데 랄라블라 이름 변경 등 허 대표의 H&B 스토어 집중 의지는 3년간 총 197억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벼랑 끝에 몰려 새로운 묘수를 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관측으로 모인다.
문제는 H&B 스토어 업계가 만만치 않은 경쟁 시장으로 불리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주요 감시대상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직후 CJ올리브영의 현장 점검을 했으며 이르면 상반기 중 해당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정위는 H&B 스토어에서 중소 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행위나 부당한 계약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 스토어의 고속 성장은 예견된 일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대기업들의 진출도 예상되고 납품 업체 갑질 문제라든지 여러 이슈가 존재한다”면서 “랄라블라 이름 변경 등 허연수 대표의 개혁 의지는 알겠지만 그 시행과 전망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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