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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 진상조사·가해자 처벌 촉구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 진상조사·가해자 처벌 촉구

등록 2018.03.05 15:59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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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 진상조사·가해자 처벌 촉구. 사진 = 연합뉴스 제공‘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 진상조사·가해자 처벌 촉구.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5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택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 연출가의 성폭력을 처음으로 공개 고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눈물을 흘리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그냥 묻힌다면 어쩌나 솔직히 불안했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과 함께 고소장을 쓰기까지 참 고단한 시간이었다”며 “추행 수위와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들, 피해자를 추적하고 비방하는 SNS 글들로 저희는 여러 번 상처 입고 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또한 “하마터면 움츠러들 뻔했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고 힘을 실어줘서 지금 이 자리에 섰다”며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절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니 용기를 내지 않으셔도 되고 고통받으신 많은 분과 함께 그분들을 대신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이었던 홍선주씨는 “이 사건을 고백한 후 가족들과 극단 신상까지 노출되면서 가슴 아픈 시간을 견뎌야 했다”며 “이 사건으로 저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더 이상의 2차 피해로 가슴 아픈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저희의 자식들은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걸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었던 이재령씨는 “미투 운동으로 어렵게 말을 꺼낸 후 ‘그동안 왜 말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며 “그 대답은 ‘그때는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발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았고 정신이 이상하다는 공개적인 모욕을 듣고 더욱 힘든 스태프 일로 내쳐졌다”며 “이런 상황들이 되풀이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체념하고 포기하고 또 다시 고립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달라”며 “이번 일은 연희단거리패를 지나온 사람이 아닌 이윤택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공대위에는 전국성폭력상담소 128곳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한국여성변호사회와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이윤택 피해자들의 공동변호인단 101명이 참여했다.

공동변호인단에 참여한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는 성폭력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논의와 2차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성폭력은 반인륜범죄라 공소시효가 없는 나라들도 많다”며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나라에서 성폭력을 당했음에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처벌하지 못하면 일본에게 어떻게 책임지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처럼 소급입법도 가능하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있고 성폭력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소급입법을 하는 방안과 2차 가해를 하는 사람을 엄히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원래 17명의 피해자가 고소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명이 고소장 접수하는 단계에서 만류와 협박이 있어서 고소를 포기했다. 향후 고소를 하지 말라는 사람은 2차 가해자로 판단해 협박이나 강요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혼자 대응하기 어려운 피해자를 돕는 시스템과 신고 후 조사 과정에서 겪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배 상임대표는 “성폭력 피해자가 국가와 사회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피해자 옹호와 조력 시스템을 견고하게 갖추고 수사사법절차 안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평등과 인권교육을 촘촘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27년간 반 성폭력운동을 해왔지만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제 우리 사회가 미투 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응답을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대위 활동은 이윤택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공대위 이름도 ‘문화예술계내 성폭력 공동대책위’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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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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