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살리고 성동조선 청산” 시나리오 솔솔책임론에 부담 느낀 채권단, 추가 지원 난색청산시 일자리 감소·지역경제 타격 불가피업계선 “업황 회복 대비한 투자 개념으로 봐달라”
7일 관계부처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한 2차 외부컨설팅 결과를 보고 받고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일단 정부 안팎에서는 두 회사의 생사가 엇갈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STX조선의 경우 인력 추가 감축, 사업 특화 등을 통한 정상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은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며 1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한 상태고 수주잔량도 16척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중형 선박을 중심으로 한 신조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성동조선은 회생 가능성이 낮다는 채권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법정관리에 넣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기준 성동조선의 자본금은 –1조430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6개월간 영업이익은 132억원에 그쳤고 회사의 수주 잔량도 현재 5척의 불과하다.
성동조선은 작년말 한영EY의 1차 실사 당시 청산가치(7000억원)가 존속가치(2000억원)에 비해 세 배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될 삼정KPMG의 2차 컨설팅에서도 부정적인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금융 논리보다는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들은 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업 특성상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경남 창원 등에 소재해 있는 STX조선과 경남 통영에 위치한 성동조선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약 2600여명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2차 산업과 상권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글로벌 업황 개선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오랜 불황의 터널을 헤매던 글로벌 조선업황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용선료, 선가 등 각종 경기지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사들이 먼저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이 생산하지 않는 선종을 커버하는 중형조선소의 존재 역시 매우 중요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중형조선소가 사라지면 숙련 노동자들이 중국이나 인도, 일본으로 대거 유출돼 경쟁 업체만 더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명목으로 중형조선소를 축소 및 청산한 일본이 세계 1위 조선국 자리를 내준 선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설비, 인력 등 핵심 역량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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