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채용비리 수사, 대구은행 고위 경영진 정조준지역 여론, 23일 주총서 박 회장 퇴진 촉구할 듯
22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특수부는 대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은 물론 지난해와 2015년 채용 과정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비리가 3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동안의 압수수색을 통해 압수한 물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채용비리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며 확실한 사실 규명을 위해 전·현직 인사 담당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박인규 회장이 이번 비리에 깊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박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을 상대로 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박 회장을 정조준할 경우 박 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도 커진 상황이다.
안팎의 정황이 박 회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박 회장은 지난 21일 대구은행 노조 측에 은행장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대구은행 측은 박 회장의 은행장 사퇴 통보에 대한 진위 여부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진퇴 문제는 오는 23일 열릴 DG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정점을 찍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DGB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오전 대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기로 돼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와 감사 선임 등 통상 주총에 상정되는 안건이 심의될 예정이지만 대구은행 소액주주들의 위임을 받은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 등이 박 회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박 회장은 지난 2월 말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지주 회장직과 은행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박 회장이 이번 채용비리 의혹에 상당수 연루됐다고 판단하고 박 회장의 즉시 퇴진과 검찰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법당국은 물론 지역 여론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박 회장이 진퇴 문제에 대해 확실한 의견 표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경우 밝혀진 채용비리의 규모나 임직원의 연루 수준이 깊기 때문에 박인규 회장에 대한 직접적 수사 가능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지역 여론에 민감한 지역 금융기관의 수장인 만큼 박 회장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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