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만이 살길? 금호타이어 노조 악수(惡手)에 불안한 일반직

일반직·일부 조합원, 채권단에 “매각 강행하라” 요구

노조, 법정관리·해외매각 막을 방안없이 투쟁만 강요

국내 인수의향 업체 “30일 총파업에서 밝히겠다” 함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협상 기일이 하루 남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내에선 금호타이어의 악수(惡手)로 인해 국내 2위 타이어업체가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과 일부 조합원들은 채권단을 향해 정해진 기한 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금호타이어의 계속 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 정도”라며 “법정관리로 가면 청산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더블스타로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최근 노조 내에서는 지회가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할 뿐 소통을 거절하면서 스스로 갈등의 골을 조장했다.

현장투쟁노동자회는 “조합원들은 지회가 설득력 있는 명확한 근거에 의한 일관성 있는 입장으로 책임성 있는 민주적 집행을 원한다”며 설명회 등을 요구했지만 지회는 묵묵부답이다. 투쟁 외에는 법정관리를 막을 대안이 없다는 점도 조합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 직원은 “채권단과 협상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들어달라고 떼를 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직들의 경우 “금호타이어가 노조만의 회사가 아니다”라며 “일반직은 금호타이어 직원이 아니냐. 노조가 직원들을 다 책임 질 거냐”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노조는 데드라인으로 알려진 30일까지 완강히 버텨야 해외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노갈등에 대해서는 ‘비난과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에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알맹이는 없었다.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이 있는 국내업체에 대해선 “30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밝히겠다””며 “실제 존재하고 인수 추진을 드러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정관리를 막겠다는 계획조차 언급하지 않은 채 투쟁만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조합원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기자회견을 단행했으나 역효과만 발생했다. 과거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에 불통 노조에 대한 불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되돌릴 수 없다”며 “직원 월급도 3개월이나 못 준 상황에서 당장 1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생계도 문제다”라며 “노조 집행부가 판단해 행동하는 것이 아닌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니 명확히 알고 행동해야 한다. 지금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