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제출 시한 임박에도 노조 ‘요지부동’ “500여명 추가 구조조정 받아들일 수 없어”정부, 이번에도 ‘원칙대로’···법정관리 시사여론 악화에 노조 측 입장 급선회 가능성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자구안에 대한 동의를 받기 위해 STX조선 노조 측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맞물려 상당수의 인원이 회사를 떠나야할 처지에 놓이자 노조가 강력하게 저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쟁점은 ‘희망퇴직안’이다. 산업은행의 요구를 받은 사측은 최근 생산직 근로자 690명 중 500여명을 줄이겠다는 자구안을 마련했는데 이 내용이 노조 측 반발을 산 것. 이는 앞서 희망퇴직에 응한 115명을 제외하고 추가로 40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미 상당수 인원이 회사에서 밀려난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만일 산업은행이 못박은 이달 9일까지 자구안과 사업재편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STX조선은 법정관리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드라인에 임박해 노조가 입장을 급선회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자구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산은 측 태도가 워낙 완강한데다 외부 여론이 노조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라 결국엔 자구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법정관리에 넘겨질 경우 회사의 존속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노조의 마음을 돌릴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STX조선은 1475억원(2월말 기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수주잔량도 16척에 달해 일정 기간 독자 경영이 가능하지만 조만간 유동성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게다가 금호타이어 매각이라는 난제를 해결한 산은 측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어 STX조선 노조가 더 이상 시간을 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사안에서도 정부는 산은에 힘을 실어줬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STX조선을 포함해 기업구조조정에 있어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 구조조정에 정치 논리를 개입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일단 STX조선 사측은 노조 측과 막판까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사 합의 사항을 자구안에 담은 뒤 회계법인의 검토를 거쳐 9일까지 산은에 보내야하는 만큼 늦어도 8일께는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TX조선을 살릴 방법은 다운사이징뿐인데 이는 경쟁력과 시장규모의 문제여서 시간을 더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회사를 되살릴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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