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조현민·조현아 모든 직책 즉시 사퇴”(종합)

조 회장, 조 전무 갑질논란 이후 첫 공식사과

"여식이 일으킨 행동에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어"

전문경영인 도입, 준법위원회 구성 등 제 정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물벼락 갑질'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사진=뉴스웨이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국민사과문을 통해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22일 사과문 형식으로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에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 임직원 분들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무와 과거 ‘땅콩회항’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조현아 사장에 대한 퇴진 결정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할 것”이라며 “조현아 사장 역시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향후 한진그룹 역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에 대해선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차제에 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물벼락 갑질’ 사건과 관련해 조양호 회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사자인 조현민 전무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사과했지만 부친인 조 회장은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발생한 폭행 의혹과 관련해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혐의를 확인하고 조현민 전무를 피해자로 입건했다. 이어 관세 탈루 혐의로 조 전무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한편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조직적 관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