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대기업 최초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고 일체의 잡음 없이 계열분리를 단행했다. 또 구 회장은 회장 취임 직전 그룹 CI를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CI(Corporate Identity) 변경은 앞서 1988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을 발표한 후 대대적으로 전개되던 경영혁신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됐다.
당시 CI 변경은 많은 리스크와 비용이 예상됐고 특히 국내외에서 이미 ‘럭키’ ‘금성’ ‘골드스타’가 널리 알려져 있었기에 “굳이 바꿔야 하는가”라는 대내외의 반대도 심했다.
하지만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대대적인 CI 변경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분산돼 있던 그룹 명칭과 이미지를 통합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내부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1993년 임직원 및 국내외 고객 등 3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의견조사, 임직원 인터뷰 등을 실시했고, 종합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구 부회장이 중심이 돼 1994년 본격적인 CI 변경 작업을 추진했다.
‘LG’라는 그룹 명칭은 분산돼 있던 그룹의 이미지를 통합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으며 친숙하고 세련된 명칭으로 평가돼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구 회장은 심벌마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후보 안들 중 글로벌·미래·젊음·인간·기술 등의 의미를 포용하고 또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을 형상화한 현재 LG의 심벌마크인 ‘미래의 얼굴’을 최종적으로 결정해 CI를 완성했다.
LG는 1995년 1월1일을 기해 LG 브랜드를 대내외에 공표했다. 새롭게 바뀐 LG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제작한 ‘사랑해요 LG’ 광고는 전국민이 흥얼거릴 만큼 높은 인기로 화제를 모았다.
CI 변경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LG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구 회장은 2005년 LG 고유의 기업문화로 ‘LG 웨이’를 선포하기도 했다.
‘LG 웨이’는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정도경영’의 행동방식으로 ▲궁극적인 지향점인 ‘일등 LG’,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구 회장의 제시한 ‘일등 LG’란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구 회장은 ‘LG 웨이’를 모든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LG를 상징하는 기업문화로 뿌리내리고 ‘일등 LG’라는 뚜렷한 비전과 방향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다졌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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