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현오석 과거 정권 기재부장관들, 2년차 아웃경제 지표 악화 책임 묻고 퇴장, 리더십 문제도 도마‘김동연 패싱’ 논란 등에도 청와대 부총리 힘 실어줘
이명박 전 대통령과 20년지기인 강만수 전 장관은 잇따른 경제 정책 실패 끝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MB정부 출범이전부터 이미 예견된 사안이었으나 강 전 장관은 대선공약인 ‘747프로젝트’에 올인하면서 고환율을 용인하는 등 초기 정책방향을 성장위주로 가져가 한국경제를 위기 속으로 몰아넣는데 일조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경제 수장이었던 강 장관이 경제팀을 이끈 기간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 수장으로 임명된 현오석 전 부총리 역시 잦은 구설 속에 15개월만에 사퇴 절차를 밟았다. 현 전 부총리는 취임 후 경기회복을 위한 추경편성, 중기지원정책 등 크고 작은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경기회복 속도는 더뎠고 여기에 조직장악력과 리더십 부재 논란도 줄곧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세제개편안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의 취임 1주년 담화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기재부의 굴욕으로 불리며 그의 입지를 약화시킨 끝에 초라한 사퇴를 맞이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김 부총리는 지난 5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 이후 청와대가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김동연 패싱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현재 김 부총리의 입지는 강 정 장관과 현 전 부총리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논란 확산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왜 기재부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앉히고 그 직책을 줬겠느냐”며 “경제 전반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경제부총리라고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김 부총리가 ‘컨트롤 타워’라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처럼 청와대가 ‘패싱’ 논란을 겪은 김 부총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어느정도 불식된 모양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지난 7일과 8일에 각각 예정에 없던 소득분배 관련 경제현안간담회와 혁신성장 관계 장관 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던 기재부 재정관리점검회의도 이번 달부터 두 번으로 늘려 예산집행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긴 했지만 이는 거꾸로 보면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앞으로 한 달여 사이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만약 경제지표에서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당청내에서 경제 수장 교체 이야기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부총리도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양 측면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두번의 회의 이후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을 만나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과 회의를 열고 “기재부 전체가 혁신성장 업무를 내 일처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고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혁신성장본부 설립을 지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혁신성장본부는 해결이 시급한 일자리 창출과 국민 삶 개선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기재부 조직 전체의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세 가지 원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예산실과 세제실, 공공정책국 등 기재부 내 모든 실국이 혁신성장본부와 긴밀히 협력하도록 했다.
이처럼 김 부총리의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김 부총리에게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1년 동안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문제 등을 두고 청와대 경제참모들과 다른 목소리를 냈지만 문 대통령은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의 손을 들어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부총리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으나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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