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정성 회복·일감확보 등 성장에 방점외부 신뢰성 확보로 대우건설 몸값 높일까내부 조직 결속 위해 소통 경영 매진할 듯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함께 간절하게 노력한다면 시장 신뢰 회복은 물론 회사 가치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 수장 자리에 오른 김형 사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일부 내용이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영 청사진을 그렸다. 취임한지 열흘이 조금 지난 현재, 당장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재무건전성 회복과 함께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특히 수주 잔고가 쪼그라들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일감 확보가 시급하다. 내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 조직 결속력을 강화해 여러 난제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해 8월, 물러난 이후 10개월 공석이었던 대우건설 사장 자리에 김형 사장이 올랐다. 지난 11일 취임식을 가졌던 김형 사장은 3년간 대우건설을 이끌게 된다.
김 사장은 가장 먼저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양질의 프로젝트 발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취임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입찰·수행 전 과정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구매·수행 프로세스 개선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며 “해외사업의 경우 이미 진출한 국가를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공사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김 사장은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 영역에 선별적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우건설의 현주소를 김형 사장 스스로가 현실적으로 자각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 성장성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부터 발생한 해외사업 손실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시장 예상(FN가이드 기준 1357억원)보다 243억원 적은 1114억원이었다. 올해 2분기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계에서는 올해 2분기 대우건설 분기 영업이익을 1000억원대로 바라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줄어든 1980억원으로 본다”며 “이는 지난해 준공정산 효과 제거로 이익 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주택·건축부문의 자체사업 매출 인식 지연에 따른 마진 악화, 지난해 3분기 카타르 고속도로 공사 충당금 반영 이후 원가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주택·건축 부문 일회성 이익 개선된다면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우건설의 일감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외적 성장을 위한 수주 확대 위주 전략을 고수했고, 이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으며, 더는 외형 성장 중심 경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건설사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두 번째는 재무개선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성’ 회복이다. 11일 취임사에서 김형 사장은 “올해 초 해외 사업장 손실 발생과 매각 무산으로 인해 대우건설은 대외적 명성과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대우건설이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건설 본연의 내재적 기술을 바탕으로 무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호반건설 매각 불발 건과 더불어 해외사업 부실이라는 리스크가 발생되면서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일었다. 당시 매각이 중단됨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실적 성장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면서 일부에서는 대우건설 기업가치가 생각보다 과대평가됐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었다.
또 산업은행이 향후 2~3년 이내 대우건설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라 '기업가치 상승'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추진 당시 내림세였던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것은 업계와 시장이 전체적으로 대우건설이 ‘과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며 “이를 반증하듯 해외 공사 현장에서 연이은 부실이 발생했고, 그 결과 매각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어“이에 당시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중요해 보인다”며 “김형 사장의 취임사에서 거론한 신뢰성 회복이 이런 맥락과 연결된다”고 전했다.
셋째는 대우건설 출신이 아닌 외부인 출신자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조직력을 결속해 나가야 한다는 과제다. 대우건설은 건설업계 중에서도 대우건설만의 특유한 조직문화가 남아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인재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대우맨’이라는 자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대우건설 상당수 임직원들이 '정통 대우맨' 출신이라 김형사장이 조직내부를 어떻게 결속하느냐가 관건이다.
임직원들은 산업은행이 2011년 재인수한 이후 산은 출신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려보낸 것에 대한 다소 불만이 크다. 따라서 김 사장이 내부 직원과 산은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 것도 향후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노조와의 관계도 있다. 앞서 대우건설 지부 노조들은 김형 사장의 취임을 반대에 나서기도 했었다. 부실시공 의혹, 1조원 손실 프로젝트 책임 등을 제기하며 산업은행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선임했다고 비판했다. 김 사장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지난 5일 노조와 만나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혐의들을 해명하고 설득, 노조의 선임 반대를 철회를 이끌어 냈다. 또한 취임식에서 “사장으로서, 선배로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며 먼저 다가가겠다”고 몸을 낮췄다.
다만 노조는 “의혹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추후에 확인되지 못한 사건사고 및 도덕적 결합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국내 건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 등 재건축 수주 시장도 정부의 규제로 움츠러들고 있어 건설사로서의 돌파구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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