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중속엔진에서 발전용까지 활용 범위 확장생산 공정 분리로 병목 해소·인프라 강화AI 확산에 따라 발전용 엔진 추가 성장 기대
HD현대중공업이 울산사업장 내 힘센(HiMSEN) 엔진 공장 증축에 나선다. 기존 선박용 중속엔진 중심이었던 힘센엔진의 활용처가 육상 발전 시장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대형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생산·시운전 인프라 보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울산사업장 내 힘센엔진 공장 증축을 위한 공사 절차에 착수했다. 증축 대상 부지는 약 3500㎡ 규모이며, 공사 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27년 4월까지다.
이번 증축은 기존 생산라인을 중단하거나 공장을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야적장으로 활용 중인 공간을 신규 시설 부지로 전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기존 공장 가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생산과 시운전이 동일 공간에서 이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정 간섭을 줄이기 위해 시운전 기능을 별도 공간으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설비 운영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생산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 역시 기존 공장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개요서에 따르면 이번 증축에는 시운전장과 소방별실·소화약제실을 비롯해 중유이송 펌프실, 중유청정 펌프실, 냉각수 펌프실 등 엔진 생산 및 시운전에 필요한 부대시설이 포함됐다. 단순 면적 확대보다는 시운전과 지원 인프라를 보강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힘센엔진은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중속엔진으로,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 공급되며 선박용 중속엔진 시장에서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선박용 발전·추진 엔진 중심으로 공급돼 왔지만 최근에는 육상 발전용 엔진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진출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 AEG와 20MW급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684MW, 금액 기준으로 6271억원에 달하며 회사가 수주한 발전용 엔진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와 연동되는 선박용 엔진 사업 외에 발전용 엔진이라는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생산 여력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 평균 가동률은 공시 기준 올해 1분기 107.2%를 기록하며 이미 100%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선박용 친환경 엔진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전용 엔진 물량까지 더해질 경우 생산·시운전 인프라 확대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 생산능력은 연간 약 400만 마력 수준으로, 전력 기준 약 3GW 규모다. 이번 증축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는 대규모 투자로 보기는 어렵지만, 울산사업장 내 병목 구간을 줄이고 추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힘센엔진의 성장 동력이 선박용 엔진을 넘어 발전용 엔진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 선박용 엔진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 역할을 하고, 데이터센터와 분산전원 시장이 새로운 수요처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건은 증축 이후 실제 생산능력 확대 효과와 발전용 엔진 추가 수주 성과가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발전 수요가 늘어나면서 엔진 수요 역시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힘센엔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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