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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 다시 만난 탈원전 지킴이와 저격수

[국회상임위 탐방]산자위, 다시 만난 탈원전 지킴이와 저격수

등록 2018.07.25 10:51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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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文 정부 탈원전 정책 놓고 공방전 치열與 탈원전 지지자 다수···野 탈원전 저격수 배치지역산업 발전 위해 많은 의원이 선호한 상임위후반기, 文 정부 규제개혁 정책에 탄력 받을 듯

산자위, 다시 만난 탈원전 지킴이와 저격수 기사의 사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알짜 상임위’로 불린다. 국내외 경제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고, 많은 경제정책이 이곳에서 법제화된다. 많은 영역의 현안을 다루는 만큼, 위원 수도 많고 소관기관도 많다.

산자위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를 필두로 전력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강원랜드 등 17개 공기업과 20개 준정부기관 등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다. 2개 부처 장관이 출석하는 몇 안되는 상임위다.

전반기 국회서 산자위의 주요 현안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었다. 탈원전 정책을 두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맹공을 퍼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탈원전 정책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다. 한국당의 ‘탈원전 저격수’들은 후반기에도 산자위에 포진했고, 민주당의 ‘탈원전 지킴이’들도 산자위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전반기에 국민의당 몫이었던 산자위는 후반기 들어 한국당이 위원장을 차지했다. 위원장에는 판사 출신 3선인 홍일표 의원이 선출됐다. 홍 위원장은 19대 국회 때 산자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홍 위원장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법안을 다수 발의했고, 인천시 부시장시절에 송도경제자유구역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최근에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활동도 했다.

한국당은 전반기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집중 견제했던 의원들이 후반기에도 산자위를 지키게 했다. 특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당시 원내대표로서 강경한 대응에 나섰던 정우택 의원이 잔류했다. 게다가 탈원전 정책을 집중 비판했던 박맹우 의원이 새로 합류했다.

정우택 의원은 탈원전 정책에 대해 “조 단위 예산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을 무책임하게 중단했다”며 “탈원전이 아니라 ‘졸속 원전 중단’이다”라고 비판했다. 박맹우 의원은 “세계는 지금 원전의 효율성·안전성·친환경성을 인정하고 대대적인 원전 증설 추세가 일어나고 있다”며 “수많은 일자리와 국부 창출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탈원전 저격수를 배치했다면, 민주당은 탈원전 지킴이를 포진시켰다. 정우택 의원과 같이 원내대표를 지내며 ‘집중마크’를 했던 우원식 의원이 후반기에도 산자위를 선택했다. 전반기 탈원전 지킴이였던 홍의락·어기구 의원이 잔류했고, 당에서 원자력안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 의원이 새로 합류했다.

우원식 의원은 “국제적으로 원전 산업은 사실상 사양산업이 돼 가고 있다”며 탈원전 정책을 지지했었다. 홍의락 의원은 “정부의 에너지정책 수립·시행에 수급안정성, 효율성, 환경성 등의 정책목표에 민주성·투명성·책임성을 추가로 명시해야 한다”며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어기구 의원은 탈원전을 지지하면서 그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촉진법을 발의했었다. 최인호 의원은 탈원전에 대한 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고,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반대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자유한국당 소속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산자위는 중기부를 소관기관으로 두는 만큼, 중소기업 발전에 관심이 많은 의원들도 소속돼 있다. 박정어학원 창업자인 박정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해결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당내에서 을지로위원장을 지냈던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영세소상공인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반기에 새로 합류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기선 한국당 의원의 경우 전반기에 산자위 활동을 하며 중소기업 활력 증진을 위한 하도급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과 사업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기관 등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고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 이익 배분제 법안을 발의했었다.

산자위가 공기업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어, 공기업의 비리를 밝히는 것에 집중하는 의원도 있다. 전반기에는 이훈 민주당 의원이 강원랜드 취업청탁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 문건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를 통해 권성동·염동열 한국당 의원이 불구속 기소가 됐다.

몇몇 의원은 산자위 활동을 통해 지역현안을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산자위를 택한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과 미래신성장동력을 강조하는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이 산자위를 선호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들어 ‘규제개혁’을 강조하면서 산자위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와 여당은 규제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다. 야당도 규제개혁에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입법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는 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혁신특구법 등 규제 샌드박스 5개법이 제출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야당이 앞서 발의한 규제프리존법, 서비스발전기본법 등과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산자위는 △여름철 에너지 수급 대책 △신규 원전 예정지역 해제 고시 문제 △신재생 에너지 정책 현황 △한미FTA 재협상 후속상황 △미중 무역갈등 여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소상공인 피해 △조선·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현황 △혁신성장 등 주요 경제이슈에 대한 논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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