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입증 위한 새 논리 개발 주력
금감원은 올해 안에 새 감리 조치안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마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도 금감원이 새 감리조치안을 제출하면 신속히 심의·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감원 관계자는 15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해 순차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가급적 모든 관련 절차를 종료하기 위해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가급적 감리조사를 빨리 마무리해 증선위에 (새 감리조치안)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연내 증선위 의결까지 고려하는 만큼 재감리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새 감리조치안을 마련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조치사전통지 절차부터 다시 시작되므로 증선위 의결까지는 한두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증선위 심의 과정에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이 동시에 출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대심제(對審制)도 다시 열릴 공산이 커 증선위 심의가 한차례로 끝날 가능성은 작다.
증선위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의 심의는 건너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증선위는 지난 6월 금감원에 수정 조치안을 요청할 당시 수정안이 제출되면 감리위 심의는 생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런 일정을 고려하면 금감원이 늦어도 10~11월에는 새 감리조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선위가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증선위는 지난달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사항과 관련된 공시누락은 고의성을 인정하고 검찰에 고발했지만, 분식회계에 대한 지적은 판단을 보류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진행한 특별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전반에 대해 이미 조사한 바 있어 사실관계 파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
이보다는 분식회계 입증을 위한 새로운 논리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감원의 기존 감리조치안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증선위는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특별감리 당시 2015년 이전 회계처리도 종합적으로 살펴봤지만 2015년 회계처리 변경에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감리조치안을 마련한 만큼 증선위 요청에 따라 새로운 논리를 제시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증선위는 금감원이 새 감리조치안을 제출하는 대로 신속히 심의·의결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히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금감원이 언제 조치안을 제출할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의 분식회계에 대한 판단 보류로 상장폐지 심사대상에 오르는 상황은 일단 피했다.
하지만 새로운 감리조치안이 수용돼 고의 분식회계가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금감원의 재감리 동향은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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