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분을 장기보험 손해율 하락분으로 메우면서 순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해 선방했다. 반면 KB손보는 급등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제어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영업이익까지 줄어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개별 재무제표 기준 DB손보의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1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554억원에 비해 38억원(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손보는 1035억원에서 493억원으로 542억원(52.4%)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업계 3위사인 DB손보의 순이익 감소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4위사 DB손보는 1년 새 순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519억원에서 102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국내 5대 대형 손보사 중 이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두 곳의 순이익 감소폭이 이 같이 큰 차이를 보인 데에는 손해율 관리와 투자영업의 성패가 영향을 미쳤다.
올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과 태풍 ‘쁘라삐룬’, ‘솔릭’ 북상으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불가피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차량 이용량이 늘었고 태풍 상륙으로 침수 피해도 증가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돼 왔다”고 말했다.
실제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81.7%에서 올해 동기 86.5%로 4.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동일한 기간 장기보험 손해율은 85.7%에서 82.2%로 3.5%포인트 하락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장기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전체 손해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합산비율은 자동차보험은 98.5%에서 102.8%로 4.3%포인트 높아졌고, 장기보험은 104.2%에서 102.6%로 1.6%포인트 낮아졌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해 보험영업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기준 이상이면 적자, 이하면 흑자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간 보험영업손실은 535억원에서 518억원으로 16억원 감소했다. 투자영업이익은 2710억원에서 2753억원으로 42억원(1.6%) 증가했다.
KB손보 역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흐름 자체는 비슷했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폭이 워낙 커 손실을 메우지 못했다.
K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에서 89.6%로 9.6%포인트나 상승했고, 장기보험 손해율은 83.7%에서 83%로 0.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KB손보의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손해율은 DB손보와 비교해 각각 3.1%포인트, 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투자영업이익은 2060억원에서 1942억원으로 118억원(5.7%) 감소해 DB손보와 대조를 이뤘다.
KB손보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순이익 감소폭이 커진 데에는 지난해 같은 분기 손익이 2016년 동기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추세는 업계 전체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3분기 실적을 반영한 1~3분기(1~9월) 누적 순이익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DB손보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4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5252억원에 비해 735억원(14.0%) 감소했다.
이 기간 KB손보는 3166억원에서 2045억원으로 1121억원(35.4%)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DB손보와 KB손보의 누적 당기순이익 격차는 2086억원에서 2472억원으로 400억원가량 확대됐다.
한편 다른 대형 손보사인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오는 9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는 14일 마지막으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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