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기관투자자 IR서 “자금조달 계획없다”밝혀 놓고이틀 뒤 100억원 유증 계획 공시···주가 이틀째 급락상반기엔 주가 급등하자 “우리회사 주가 고평가” 언급“대표이사 믿고 이 회사 투자하겠나”···투자자 멘붕
9일 코스닥시장에서 안트로젠은 전일 대비 -3.56% 하락한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생각지도 못했던 대규모 유증발표로 안트로젠 주가는 이틀째 약세를 기록했으며 이날은 최근 5일 신저가를 경신했다.
안트로젠은 8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 규모(13만5859주)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납입일은 11월 15일, 기명식 전환우선주식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7만3600원이다.
문제는 안트로젠은 지난 6일에 진행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행사에서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은 안트로젠이 최근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실패하자 향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유상증자 발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던 참이었다.
그럼에도 안트로젠은 유상증자에 실패했지만 회사 자금 사정은 나쁘지 않다며 추가 자금 조달은 당분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이틀 후 안트로젠이 이 말을 어기고 바로 이튿날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자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한 투자자는 “안트로젠 대표가 하는 일을 IR 모르게 하라는 것이냐”라며 “뒷통수 맞은 기분”이라고 회사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이날 뉴스웨이 본지가 안트로젠과의 통화에 시도했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었다.
안트로젠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 4월 안트로젠 수장인 이성구 대표는 상반기에 주가가 연례없는 고점을 향해 달리자 긴급간담회를 열며 “안트로젠 주가가 고평가됐다”라고 언급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산 바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회사 경영의 신뢰를 크게 높인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후폭풍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안트로젠 주가가 반토막으로 쪼그라드는 일을 겪고 만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대표의 행동을 놓고 경영자는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하는데 오히려 이에 반했다는 것이다. 즉 괜히 대표가 나서서 굳이 주가 하락을 부추길 필요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부광약품에 입사한 이 대표는 현재까지 30년 넘게 신약 개발에만 매진해 온 인물이다. 안트로젠은 이 대표가 부광약품 상무 시절인 2000년에 부광약품의 성장동력을 위해 만든 자회사로, 당시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의 최대주주로서 현재 지분 20.12%를 들고 있다. 최근에는 주식을 대거 처분해 2대 주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안트로젠에서 세계 3번째 줄기세포 치료제인 큐피스템 개발에 성공해 2014년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 매출은 지난해 기준 17억원 정도다. 현재 회사는 핵심 R&D 물질인 당뇨병성족부궤양(ALLO-ASC-DFU)이 한국 3상, 미국 2상에 들어간 상태로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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