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2014년만 예산안 법정시한 지켜지난해 12월6일 국회 통과 ‘늦장처리’ 기록 세워올해도 10여일 남아 법정시한 지키기 쉽지 않아
국민들의 세금이 쓰이는 소중한 예산인 만큼, 의원들이 신중하게 예산안을 다듬어서 처리해야 겠죠? 그런데, 의원들은 자주 약속을 어기곤 합니다. 헌법에 명시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법정시한이 있는데요. 헌법수호를 자주 외치시는 국회의원 분들께서 가장 안지키는 법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에 통과된 적은 딱 1번이었습니다. 지난 2014년이었는데, 이때는 자동부의제도(예산심의가 끝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를 처음 시행했던 해였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도 여야가 예산안을 갖고 통과 직전까지 줄다리기를 하는 등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때 표결 직후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가 헌법을 지켰고 ‘비정상의 정치’가 ‘정상의 정치’로 전환되는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하기도 했죠.
과거에도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넘기는 일은 비일비재 했습니다. 2014년에 법정시한을 지킨 것도 12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으니 말이죠. 그나마 요새는 자동부의제도가 생겨 여야가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예산안 통과시기가 최근 들어 가장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12월6일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보전금 등을 예산에 포함시키면서 야당의 반발을 샀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더군다가 다당제가 되면서 협상 대상자가 늘어나 최근 더욱 예산안 통과가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엔 협상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조율을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국민의당이 진보성향을 띠고 있어 여당인 민주당과 나름 공조가 되는 분위기였죠. 그러나 올해는 국민의당의 진보성향 의원들이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을 창당했고, 남은 의원과 바른정당이 모여 바른미래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협조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통과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올해도 역시 국회 상황이 녹록치 않네요. 자유한국당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경제라인을 교체한 것에 반발하면서 국회 일정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조정소위 구성을 놓고 반발하면서 예산안 심사도 진척이 없습니다.
21일 여야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만나 극적 타결을 통해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시간은 12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사이에는 주말도 껴있기 때문에 사실상 10일도 안남은 것 같은데, 예산안 심의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입니다.
내년도 예산안이 ‘졸속처리’가 되지 않기 위해 의원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야 간의 정쟁을 줄이고 나라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빠르고 면밀한 심사가 진행돼야겠죠. 이번해 만큼은 약속을 지키는 국회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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