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믿고 맡긴다···삼성전자 대표 3인방 재신임(종합)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 모두 유임

반도체 글로벌 1위 김기남은 부회장 승진

이 부회장, 현 경영진 중용···안정 속 혁신 꾀해

왼쪽부터 김기남 DS(부품)부문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그래픽=강기영 기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현(現) 경영진이 모두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해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자리를 지킨 경영진에게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책임이 더 무거워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 사장, 고동진 IM(IT·무선)부문장 사장 등 대표이사 3인방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갖춰진 경영진을 중용,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 유임은 당초 예상됐던 일이다. 세사람이 지난 1년 동안 크게 흠잡을 데 없는 경영 성적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임 2년차를 맞게 된 만큼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야 하는 더욱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게 됐다.

김기남 사장은 반도체 부문이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 승진 보상을 받았다.

내년에는 반도체 슈퍼호황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와 함께 부품사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야 한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시장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면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현 전문경영인 가운데 유일한 부회장으로 올라서게 된 만큼 향후 삼성전자 전체를 대표하는 역할도 맡게 될 전망이다.

김현석 사장은 TV·가전 부문의 저조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매진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CE부문 실적은 매출액 10조1800억원, 영업이익 56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45%) 비교하면 1%포인트 가량 늘었지만 경쟁사인 LG전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전자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4097억원, 영업이익률은 8.4%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 3251억원에 영업이익률 8.8%를 기록했다.

김현석 사장으로서는 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 확대를 통해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를 끌어올리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스마트홈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한다.

한때 교체설이 나오기도 했던 고동진 사장 역시 자리를 지켰다.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이 다소 저조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다.

이에 따라 고 사장은 취임 2년차에 정체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또한 고 사장은 내년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도 중화권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시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특히 폴더블폰의 완성도에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