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작명한 손혜원, 다사다난했던 정치인생 마무리 수순

기자회견 통해 탈당 밝히고 총선도 불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 작명···비례 1번 거절 지역구 당선

기자회견 하는 손혜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손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다고 공식선언했다. 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으며 당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해 당적을 버렸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사실상 정치인생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손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홍 원내대표가 같이 자리를 하면서 손 의원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탈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손 의원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손 의원은 “부동산 투기, 부당한 압력행사, 차명재산 의혹과 관련한 왜곡 보도를 모두 검찰에 수사 의뢰해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 더 이상 이러한 말도 안되는 일이 상습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이 ‘탈당 후 명예회복한 뒤 다시 출마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손 의원은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 100번쯤 이야기했다”면서 “저는 국회의원이 된 것이지 정치인을 하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탄생에 일조했던 인물이다. 민주당이 존재하던 시절 재창당을 준비했던 새정치민주연합에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당 로고도 디자인했다. 자연스레 부르던 더민주라는 이름은 영어와 한글이 적절히 혼합돼 당시엔 획기적인 당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당에서 홍보위원장을 맡으면서 본래 홍보전문가였던 역량을 발휘해 선거에 기여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비례대표 1번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지역구선거에 나갔다. 그러면서 정청래 전 의원의 지역구에 나서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시절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을 때, 국회에서 진상조사를 위한 위원회에 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국정농단이 문화 관련 재단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손 의원의 해당분야에 전문가였다. 그는 국정농단 청문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손 의원은 정치권에서 흔히 말하는 ‘전투력 강한 의원’으로 불리면서 상임위원회에서도 날카로운 발언으로 화제를 낳았다. 상임위 회의 도중 야당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닥치세요”라고 발언한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줄곧 문화재 보호와 관련해 여러 활동을 펼쳤다. 국감에서 울산에 있는 반구대암각화를 보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반구대암각화가 오른 적도 있다. 지난 국감에선 개량한복을 입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손 의원은 문화재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튜브를 통해 해명한 영상에서 손 의원은 그가 소유한 나전칠기 컬렉션으로 박물관을 지으려 했다는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에서도 목포 문화기반 도시재생을 위한 일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