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말 지분율 5% 이상 6곳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대상 포함삼성생명·화재, 보수·배당금 최대코리안리,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연간 최대 수십억원을 수령하는 임원 보수 지급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해 결산배당부터 수천억원대 배당금 책정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이 5% 이상인 상장 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6곳이다.
지분율은 DB손보(9.19%), 현대해상(9.03%), 코리안리(8.39%), 삼성화재(8.1%), 삼성생명(6.12%), 한화생명(5.06%) 순으로 높다.
이들 보험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행사 대상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를 주재해 “앞으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며 “틀린 것을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은 투자 대상 기업 관련 중점관리 사안과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 방안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중점관리 사안은 ▲기업의 배당정책 수립 ▲임원 보수 한도의 적정성 ▲법령상 위반 우려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사안 ▲지속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개선이 없는 사안이다.
상장 보험사들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매년 최대 수십억원의 연봉을 임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어 보수 한도의 적정성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2017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삼성화재(23억2600만원), 삼성생명(18억5100만원), 현대해상(15억9900만원), DB손보(6억1768만원), 한화생명(5억8800만원), 코리안리(4억3594만원) 순으로 많았다.
개인별 보수는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이 34억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창수 전 삼성생명 사장(31억5800만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24억2300만원),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13억2100만원),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12억8800만원), 박찬종 현대해상 사장(10억5200만원),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8억1458만원), 김정남 DB손보 사장(7억97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정몽윤 회장(15억7800만원), 이철영 부회장(8억5900만원), 박찬종 사장(6억7800만원),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6억4800만원), 김정남 사장(5억2500만원) 순으로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강화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지급하게 될 지난해 결산배당금 책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나치게 배당성향을 낮추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고 높이면 이른바 배당잔치를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2017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배당금을 지난해 풀었다.
회사별 2017년 결산배당금은 삼성화재(4251억원), 삼성생명(3592억원), DB손보(1456억원), 현대해상(1196억원), 한화생명(1052억원), 코리안리(345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보험사의 배당정책은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나 임원진의 배당수익과 직결돼 논란을 낳기도 한다.
2017년 결산배당 당시 정몽윤 회장과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은 각각 294억원, 147억원을 수령했다. 원종규 사장은 12억6432만원, 김용범 부회장은 1억7100만원, 김정남 사장은 1억6790만원을 받았다.
법령 위반이나 금융당국의 제제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도 보험사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코리안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일반항공보험 재보험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진입을 막은 혐의로 코리안리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코리안리는 1999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계약과 관련해 모든 손보사가 자사와 거래토록 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치 기준 보유자산의 3%까지만 보유토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 삼성전자 주식 처분 압박에 시달렸다.
삼성생명은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따른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를 사전에 없애기 위해 같은 해 5월 말 보유 주식 2298만3552주를 매각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또 올해 4년만에 부활하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어 논란이 된 즉시연금이나 암보험 판매와 관련 법령이나 규정 위반 사실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과소 지급한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을 일괄 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했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총 4300억원(5만5000건)이며, 이 중 지급한 금액은 71억원(2만2700건)에 불과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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