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0원 할인 '필수사용량보장공제' 폐지“콩보다 싼 두부값···연료비 변동 요금에 반영"상반기 중 산업용 심야전기 경부하 요금제 개편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기요금제도의 불합리성을 계속 들며 전기요금제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김 사장은 정책비용·연료비용 상승의 영향 등을 언급하며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화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김 사장은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기요금을) 원가를 반영해 필요한 부분은 정상화하고 어려운 가구는 지금보다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필수사용량보장공제’를 폐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필수사용공제는 한 달에 전기를 200kWh 이하로 쓰는 가구에 월 4000원 한도로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사용량에 따라 200㎾h 이하(1단계) 93.3원/㎾h, 201~400㎾h 이하(2단계) 187.9원/㎾h, 400㎾h 초과(3단계) 280.6원/㎾h의 요금을 낸다. 1단계 요금은 원가의 약 90% 수준밖에 못 미친다.
월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혜택을 주다 보니 고수입 1인가구가 전기료 할인을 받는 상황이 빈번해 진 것이 문제다.
현재 필수사용공제를 적용받는 가구는 전국 956만 가구로 추정된다. 정상화가 이뤄지면 1단계 요금을 내는 956만 가구가 전기요금 인상을 감수해야 한다.
김 사장은 “저와 임원들이 나주에 혼자 내려와 생활하는데 전기사용량이 적다고 요금을 매달 4000원씩 보조받는다”며 “이렇게 원가도 못 받고 판 전기가 지난해에만 4조7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해 “콩(연료)값보다 더 싼 두부(전기)값”이라며 왜곡된 전기요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료 가격 상승과 원전 가동률 저하 등으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그는 “요금은 안 오르는 상태에서 연료값과 정책비용이 계속 오르는 등 어려운 여건이었다”며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 전력이 4조7000억원, 공급의무화제도(RPS) 보전액 등 정책비용도 전년보다 1조2000억원 늘어 6조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도매가격 연동제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는 구매단가와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파는 전기요금을 주기적으로 연동해 조정하는 제도다. 즉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원료값이 오르거나 정책비용이 증가하면 전기요금을 올리고, 반대로 감소하면 내리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세계에서 도매가격 연동제로 안 하는 나라는 한국·사우디 등 몇 개국밖에 안 되는데 우리를 제외하고는 전기가 충분한 나라들”이라며 “최근 사우디전력공사 의장을 만났는데 사우디조차도 전기요금을 원가 이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우디는 그 대신 생계가 어려워 도움이 필요한 가정은 전기료를 좀 더 받더라도 현금으로 지원한다고 했다”면서 “우리도 이런 부분을 원가 반영해 전기료를 정상화하고 형편이 어려운 가구는 지금보다 지원을 확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심야시간대에 적용하는 경부하요금 개편도 이뤄진다. 정부는 철강 등 전력다소비 업종별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금 한전이 검토하고 있는 산업용 심야전기 경부하 요금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두 가지를 소비자 부담이 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왜곡과 자원배분의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해보자고 정부에 건의를 하고 있고, 누진제는 태스크포스(TF)에서 여러 의견을 듣는 중이며 심야 경부하는 업종별 간담회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는 상반기 중에 마무리 짓고 하반기에 시행에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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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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