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남북경협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35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며 이와 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개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가 이뤄질 경우 한국이 남북경협 등을 통해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메세지는 미국에 한층 적극적으로 제재완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뜻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작년 6월 역사적 싱가포르 1차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다. 남북관계에서 이룬 큰 진전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 및 미북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담 결과 공유와 후속 조치 등에서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남북 경협 규모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의 언급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확대, 서해평화경제지대 조성이 남북경협 사업 중 남북이 얻는 경제적 이익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신남북 경협에 따른 투입비용과 경제적 효과’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조 부소장은 한반도 신경제구상 중 10대 사업을 선정해 올해부터 향후 20년간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가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경제구상 10대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6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조17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별로 보면 개성공단 확장 및 추가 공단 조성 비용이 15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에너지협력 사업(15조7000억원), 철도도로연결 사업(11조1000억원), 서해평화경제지대 조성(6조9000억원), 농수축산 협력사업(5조2000억원), 금강산국제관광벨트 사업(4조3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20년간 남북이 얻는 누적 경제적 이익은 개성공단 사업이 335조730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성공단 확장 및 공단 조성에 드는 비용(15조8000억원)의 21.2배의 투자효과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서해평화경제지대 조성(15조4570억원), 에너지협력 사업(7조7310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남북 경제협력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20년간 한국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0%에서 4.6%로 1.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조 부소장은 “새로운 남북경협은 북한에 대한 퍼주기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초기에는 남북협력기금의 일정한 증액이 필요하고, 남북협력사업이 활성화되면 별도의 기금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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