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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까지 갔다 거제도 안 들른 이동걸···대우조선 노조 패싱?

경남도청까지 갔다 거제도 안 들른 이동걸···대우조선 노조 패싱?

등록 2019.03.19 17:58

수정 2019.03.19 18:4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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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남도청서 지역 정치인과 긴급면담“대우조선 매각 적기···고용불안 없을 것”노조와 대화는 불발···인근 한진重만 방문대화하겠다지만 강경한 태도 부담 느낀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민감한 시기에 경상남도를 찾았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으로 어수선해진 지역 여론을 수습하려는 행보로 읽히는데 정작 당사자인 대우조선 노동조합과의 만남은 피해 아쉬움을 남겼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경남도청을 찾아 지역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박성호 경남지사 권한대행과 변광용 거제시장, 허만영 창원시 제1부시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그는 다시 한 번 대우조선 매각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고용문제 등 지역경제가 우려하는 불안요인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걸 회장의 이번 방문은 대우조선 매각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대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에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진단에도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좀처럼 식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4·3 재보궐선거를 앞둔 경남 지역 민심이 대우조선 매각 건으로 요동치는 만큼 정치권의 요청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이동걸 회장의 메시지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던 지난 8일의 공동발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우조선 고용안전, 협력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에 힘쓰겠다는 게 핵심이다.

또 이동걸 회장은 부산 중구의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에서 지역 언론과 만나 “대우조선 매각은 조선업 호황기를 맞은 지금이 적기”라면서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역경제를 희생시키는 게 아니며 조선업 종사자와 지역경제까지 회복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 강조했다.

노조를 향해서도 “정상적인 대화를 원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발언과 달리 이동걸 회장이 이날 노조 측엔 끝내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간담회가 열린 시간 대우조선 노조는 산은 영남지역본부 앞에서 매각 반대 집회를 이어갔지만 양측의 대화는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동걸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에도 대우조선이 아닌 한진중공업을 둘러보는 일정을 택했다. 한진중공업 역시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고 영도조선소가 산은 영남지역본부와 가까운 거리(약 3km)에 위치해서일 수는 있겠지만 사안의 경중을 따져본다면 마땅히 대우조선으로 향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는 대우조선 노조의 강경한 태도에 이동걸 회장이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더 진전되지 않은 현 시점에 이들 ‘강성’ 노조와 섣불리 만났다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앞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우조선 노조는 연일 강경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각 작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미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몇 차례 상경집회를 가졌고 거제시를 비롯한 주요 정치권 관계자하고도 접촉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걸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구호까지도 내걸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 노조와는 아직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추후 협의를 통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동걸 회장이 이번 간담회에서 이달 중 이해당사자와 직접 접촉하겠다고 언급해 조만간 양측의 대화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실무 책임자가 여러 차례 거제도로 내려갔고 열심히 의견을 수렴해왔다”면서 “진지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으면 언제든 만나겠지만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과격한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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