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자회사 재편 향방에 촉각 종금은 무리 없을 듯···비용 약 3100억 관건은 카드···‘의무’ 없고 증자 불가피은행이 흡수 또는 ‘현상유지’ 가능성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손자회사의 자회사 편입 방향을 논의 중이다. 앞서 손태승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올 상반기 안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작업의 핵심은 손자회사로 남은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카드를 어느 자리에 배치하느냐다. 현재 우리금융은 지주가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를 중심으로 ‘손자회사 16곳’과 ‘증손회사 1곳’을 거느린 구조인데 대부분 은행의 해외법인이라 성격이 다른 우리종금과 우리카드만 지주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상반기 내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며 “우리카드는 50% 주식교환과 50% 현금매입, 우리종금은 100% 현금매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중 우리종금의 자회사 승격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금융지주에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할 의무가 있고 상대적으로 부담도 크지 않아서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지주사가 종금사를 손자회사로 둘 수 없으며 출범 2년 내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규정한다. 종금사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종금 지분 59.83%(4억340만4538주)를 현금으로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킬 전망이다. 이날 종가 기준 우리종금 주식 가격이 주당 770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회사 편입에 들어갈 비용은 3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관건은 우리카드다. 종금과 달리 반드시 자회사로 편입해야 할 이유가 없고 주식교환 시 증자가 불가피해 지주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카드사의 본질가치(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가중평균)를 고려하면 주식 교환 시 지주의 필요 증자율이 1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드사의 가치와 금융지주의 주가 수준에 따라 지분 인수에 필요한 지주 발행 규모가 산출되는데 낙관적으로 봐도 우리카드 지분 100% 인수를 위해선 지주가 10%의 증자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도하 연구원은 “카드사는 업황에 따라 은행 사업부로 합병되거나 다시 분사되는 역사가 반복됐다”면서 “요구비용 규모를 고려하면 완전자회사 추진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손태승 회장도 막판까지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계획처럼 우리카드를 다른 자회사와 동등한 위치로 옮길 수도 있지만 손자회사인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은행으로 흡수시키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승격시키면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서 공개한 것처럼 우리종금과 우리카드 모두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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