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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역대급’ 이사회 구성···사외이사에 차관 3인방

삼성생명, ‘역대급’ 이사회 구성···사외이사에 차관 3인방

등록 2019.03.21 15:33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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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삼성생명 사외이사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2019년 삼성생명 사외이사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삼성생명이 21일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까지 전직 차관 3명이 참여하는 일명 ‘역대급’ 이사회가 구성됐다.

임기가 남았거나 재선임된 다른 전직 차관 2명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 지급 권고 거부를 결정한 인물들이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이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떠오른 가운데 거물 인사를 보강한 사외이사진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삼성생명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 지하 2층 비전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창재·이근창 이사를 신규 선임하고 허경욱 이사를 재선임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총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정부 부처 차관 출신의 고위 인사로 채웠다.

신임 사외이사인 이창재 이사는 사시 29회 출신으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서울북부지검 검사장 등을 거쳐 제59대 법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행시 16회 강윤구 이사와 22회 허경욱 이사는 각각 복지부 차관, 기재부 제1차관을 지냈다.

강윤구 이사는 노무현 정부(2003~2008년), 허경욱 이사는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이창재 이사는 박근혜 정부(2013~2017년)에서 차관으로 재직했다.

역대 3개 정부의 차관 출신이 같은 시기 한 금융사의 사외이사로 나란히 기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나머지 사외이사인 이근창 이사는 영남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한국보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 중 임기가 남은 강윤구 이사와 재선임된 허경욱 이사는 지난해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덜 지급한 즉시연금을 일괄 지급하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이사회 멤버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7월 26일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상품 가입설계서상의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 예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한 금액만 지급키로 했다.

앞서 금감원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A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을 지급토록 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결정에 따라 모든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총 4300억원(5만5000건)이며, 이사회 이후 지급한 미지급금은 71억원(2만2700건)이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올해 4년여만에 부활하는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보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해 종합검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윤 원장은 분조위의 보험금 지급 결정을 외면하는 대형 보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형사가 업계를 이끌면서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다”며 “희망하는 것처럼 만족스럽지는 못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인맥을 보유한 사외이사들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법률 전문가인 이창재 이사는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가입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자문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하라며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민원인이 분쟁조정 신청을 취하하자 다른 민원인을 상대로 동일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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