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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4년만에 각자대표···여승주 보험사 CEO 데뷔

한화생명, 4년만에 각자대표···여승주 보험사 CEO 데뷔

등록 2019.03.25 14:22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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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각자대표이사 프로필. 그래픽=강기영 기자한화생명 각자대표이사 프로필. 그래픽=강기영 기자

한화그룹 최대 금융계열사이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2위사인 한화생명이 25일 여승주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4년여만에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여 사장은 앞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나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 사장은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와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행사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본격화했다.

한화생명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여승주 사업총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여 사장은 기존 대표이사인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한화생명이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15년 8월 이후 4년여만이다.

앞으로 차 부회장은 대외, 여 사장은 대내 업무를 주로 총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입찰 절차를 진행 중인 롯데카드 인수와 같은 주요 현안은 두 대표이사가 함께 챙긴다.

여 사장은 앞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냈지만 보험사 CEO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 사장은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임원으로 재직했다.

한화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기획·재무 전문가로, 2014년 삼성그룹 화학·방산계열사 인수·합병(M&A)에 참여한 바 있다.

지난 19~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왼쪽 세 번째)이 존 스테처 바클레이스 최고혁신책임자(CIO) 등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지난 19~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왼쪽 세 번째)이 존 스테처 바클레이스 최고혁신책임자(CIO) 등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

여 사장은 지난 19~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 행사인 ‘머니(Money)2020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CEO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 상무와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동행했다.

여 사장은 금융회사에서 테크회사로 변화를 추진 중인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의 존 스테처(John Stecher) 최고혁신책임자(CIO)와 면담했다. 유럽 벤처캐피탈 스피드인베스트, 싱가포르 핀테크 투자회사 트립그룹 관계자를 만나 디지털 전략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여 사장은 오는 26~29일 중국 하이난성 충하이시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도 참석한다.

그는 하이난성과 관계자와 현지 주요 보험사 CEO 등을 만나 디지털시대의 보험산업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가치 창출, 금융산업 투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미래 금융 트렌드를 주도할 유니콘 기업 관계자들과도 만나 전략 방향을 구상한다.

보험사 CEO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여 사장의 최대 과제는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 속에 악화된 실적 회복이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93억원으로 전년 5255억원에 비해 1662억원(31.6%) 감소했다. 매출액은 17조906억원에서 15조2543억원으로 1조8363억원(10.7%), 영업이익은 5924억원에서 2953억원으로 2971억원(50.2%) 줄었다.

오는 2022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추가 자본 확충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새 자본건전성제도 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 4월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 19~21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머니(Money)2020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동원 한화생명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 상무(가운데)가 글로벌 크라우드펀딩업체인 아워크라우드 앤디 카예 사장(오른쪽)과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지난 19~21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머니(Money)2020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동원 한화생명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 상무(가운데)가 글로벌 크라우드펀딩업체인 아워크라우드 앤디 카예 사장(오른쪽)과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

이와 함께 핀테크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발굴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강화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핀테크와 해외사업은 김동원 상무가 관할하는 사업 분야로 향후 긴밀한 협력이 예상된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국내에서 ‘드림플러스(Dreamplus)’를 통해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을 육성해왔다. 엑셀러레이터제도를 도입해 입주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와 사업 제휴,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등 핀테크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 2009년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진출했다.

베트남법인의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79억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8300만원에 비해 40배 이상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영국 런던과 홍콩 주재사무소를 폐쇄하며 동남아시아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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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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