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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세먼지?···추경 용처 정부마다 '제각각'

[뉴스분석]이번엔 미세먼지?···추경 용처 정부마다 '제각각'

등록 2019.03.25 15:53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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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40조 최대···메르스·일자리 재고 등MB, 2008년 금융위기에만 28조 단일 회계 최고액문재인정부, 취임 후 매년 편성···모두 고용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문재인정부가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들어갔다. 출범 이후 3번째다.

지난 2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원 측면에서 추경 편성이 필요할 것 같다”며 “단순히 미세먼지 문제보다는 경제전반을 살펴 추경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추진하는 배경엔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한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2.6∼2.7%)를 달성하려면 GDP의 0.5% 이상(약 9조원)의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검토된 추경은 당초 1조원대 ‘미니 추경’이었다. 하지만 IMF(국제통화기금)이 대규모 추경을 권고하면서 10조원 규모의 추경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정부는 고용 악화에 따라 2017년 11조원, 2018년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다. 올해도 추경을 편성하면 2015년부터 5년 연속,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은 모두 정책 추진을 위해 추경 예산 편성을 유용한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김대중 정부는 총 8회로 가장 빈번하게 추경을 편성한 정부였으며, 김영삼 정부가 6회, 노무현 정부 5회, 박근혜 정부 3회, 이명박 정부 2회를 기록했다.

임기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추경으로 편성한 것은 박근혜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17.3조원, 11.6조원, 11조원 등 총 39.9조원의 추경 예산을 동원했다.

2013년 경기침체 대응 추경 17.3조원은 20일, 2015년 메르스 사태 대응 추경 11.6조원은 19일, 2016년 브렉시트-구조조정 대응 추경 11조원은 39일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2016년 브렉시트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과 그로 인한 고용 위축에 대비하기 위해 추경 예산 11조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대량 실업을 막겠다는 목적과는 달리 실제 일자리 및 민생안정에 편성된 예산은 전체 추경 11조원의 17.3%에 불과한 1.9조원이었다.

2위는 이명박 정부로 임기 중 두 차례의 추경 편성으로 총 33조원을 편성했다. 2008년과 2009년에 두 차례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던 이명박 정부의 경우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각각 91일, 31일이 소요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이명박 정부는 이듬해 봄 28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추경 역사상 최대치로 그해 예산의 10% 가량 된다.

노무현 정부도 총 총 17조1000억원, 5차례 추경안을 편성해 평균 27.4일이 걸려 국회 동의를 받았다.

역대 정부의 추경 내역과 비교할 때 문재인 정부은 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과거 정부들이 임기 초 대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했던 것에 비하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 초 두 차례의 추경 규모는 작은 수준인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13년 17.3조원,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두 번째 해인 2009년 28.4조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당시 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은 각각 30일, 19일로 큰 난항을 겪지 않고 무난하게 통과됐다.

박근혜 정부의 2016년 추경이 고용 창출을 근거로 편성됐음에도 대부분의 예산이 지방재정과 기업 지원으로 흘러들어간 것에 비하면, 문재인 정부의 두 차례 예산은 모두 고용 관련 사업에 집중돼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편성 근거가 확실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10조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다면 집권 3년차만(25조)로 노무현 정부(17조1000억원)의 추경 규모를 넘어서게 된다.

또 연이은 추경편성에 대한 야당의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상 5년 연속, 그것도 채 1분기가 지나기 전, 본예산이 풀리고 있는 시기에 또 다시 추가재정을 마련하겠다고 나서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늘어난 예산 안에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며 “지난해 세수가 좋았다고 해도 올 하반기부터 세금이 덜 걷히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여야 합의로 미세먼지 사태를 ‘국가재난’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함에 따라 미세먼지 추경의 편성요건을 ‘대규모 재해 발생’으로 바꿀 수 있는 명분은 생겼다. 문제는 추경의 본래 목적인 ‘경기부양’이다.

일단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 해법과 함께 경기부양을 위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와 전기·수소차 보급, 공기청정기 지원사업이나 친환경에너지 관련 연구개발(R&D) 등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사업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 때처럼 내수경기 부양 목적의 사업들도 대거 포함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등에서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사업을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규모는 물론 편성여부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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