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가 접수 결과 총 3곳 신청서 제출 베일 벗은 ‘키움뱅크’, 롯데 등과 출사표“유통·IT 접목한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 토스뱅크, 한화투證 등 합류로 ‘새 진용’‘금융 주력자’에 대한 당국 판단이 관건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결과 총 3곳이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미 도전을 예고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그리고 ‘애니밴드 스마트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다만 이번 경쟁은 ‘키움’과 ‘토스’가 주도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애니밴트 스마트은행’의 경우 대부분의 신청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일정 기간 내 보완이 되지 않으면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눈 여겨볼 부분은 베일에 싸여있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앞서 알려진 KEB하나은행과 다우키움그룹, SK텔레콤, 11번가 외에도 유통과 IT, 핀테크,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28곳의 업체가 동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롯데멤버스, 아프리카TV, 하나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컨소시엄은 ‘디지털 금융으로 모두에게 키움과 나눔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비전 아래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통신·유통·여행·건강 등 주주사가 지닌 강점과 소비자 기반을 활용해 디지털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TV과 내비게이션, 자동차를 연결한 ‘사물인터넷(IOT) 뱅킹’, 증강현실(AR) 기반 부동산금융, 가상현실(VR) 기반 가상지점, 빅데이터 기반 상품 추천 등 여러 서비스 계획을 내놨다.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돕는 ‘백그라운드 뱅크’로서의 역할도 자처한다.
당초 ‘키움뱅크’는 대기업을 앞세운 ‘든든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혁신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컨소시엄 구축을 주도한 하나금융과 SK텔레콤, 키움증권 외에 다른 주주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기업을 중심으로 꾸려진 컨소시엄의 면면이 드러나자 이들이 구현할 인터넷은행에 업계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또 SK그룹과 롯데그룹이 손을 잡은 만큼 자금력도 한층 보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여곡절 많았던 ‘토스뱅크’도 경쟁에 합류했다. 불참을 선언한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을 대신해 글로벌 벤처캐피탈(VC) 3사가 손을 내밀었고 한화투자증권과 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이 막판에 조력자로 나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의 지분 구성도 비바리퍼블리카 60.8%, 한화투자증권 9.9%,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각 9%, 한국전자인증·베스핀글로벌 각 4%, 무신사 2%, 리빗캐피털 1.3% 등으로 조정됐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비바리퍼블리카가 67%까지 출자하려던 앞선 계획을 감안하면 한화투자증권 등이 이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 셈이다.
일단 ‘토스뱅크’의 혁신성에 대한 기대는 높은 편이다.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한 한국형 ‘챌린지뱅크’를 표방하고 있어서다. 챌린저뱅크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것은 물론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금융시장 혁신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게 특징이다. 주류 은행이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틈새 영역에 집중해 혁신적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한다. 일각에선 토스뱅크가 시장에 안착하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한다는 인터넷은행 본연의 취지를 살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다만 ‘자본 조달’은 과제다. 대형 금융사 없이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서다. 특례법에서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을 250억원으로 규정하나 원활한 영업을 위해선 1조원 이상을 들여야하는 게 사실이다. 초기 자본금은 2500억원 수준이나 케이뱅크의 사례를 보면 ‘토스뱅크’도 출범 후 가까운 시일 내 증자를 고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서 60% 이상의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계획도 전례가 없어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당국이 허용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구상은 원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신청 서류를 토대로 다음달부터 외부평가위원회 등 심사를 거쳐 5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본인가 일정과 전산설비 구축 등 절차를 가만하면 2020년 상반기엔 새 인터넷은행이 문을 열게 된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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