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호 인터넷은행’ 경쟁 합류···부족한 41% 어떻게?

SKT·키움증권과 예비인가 준비 착수

관건은 새 투자자의 ‘컨소시엄’ 합류

은산분리 완화에도 지분 제한 여전해

‘잠재 후보군’ BGF·위메프 행보 촉각

‘하나금융그룹 디지털 전환 비전 선포식’.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 키움증권과 손잡고 ‘3호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올해의 인가전은 신한금융-토스 컨소시엄과 이들의 2강 구도가 유력해졌다. 다만 진용을 완벽하게 갖추기 위해선 추가적인 구성원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하나금융이 어떤 곳에 손을 내밀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SK텔레콤, 키움증권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리기로 합의한 뒤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전날 하나금융 측은 “디지털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기반의 인터넷은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됐다”면서 “금융·IT·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통한 신개념 융합기술 구현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건은 하나금융(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키움증권 외에 어떤 곳이 이들의 컨소시엄에 합류하느냐다. 은산분리 문턱이 낮아진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적용해도 3사가 보유 가능한 지분엔 한계가 있어 새로운 투자자의 참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3사가 차지할 수 있는 지분은 총 60% 정도로 추산된다. 특례법의 수혜를 입을 키움증권이 가장 많은 34%의 지분을 가져간다고 해도 은행법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최대 15%, SK텔레콤은 10%(의결권 지분 4%)밖에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SK텔레콤이 10%를 확보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비금융 대기업의 은행 지분율은 4%로 제한되나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10%까지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서 제출에 앞서 나머지 40%를 채울 조력자를 확보하는 게 하나금융을 비롯한 이들 기업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 차원을 넘어 인터넷은행의 방향성과 직결된 문제다. 주주 구성에 따라 접근 가능한 서비스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보다 다양한 영역의 전문적인 기업을 모아 팀을 꾸리는 게 유리하다. 일례로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인 GS리테일과 함께 ‘스마트ATM’을 선보인 뒤 편의점 GS25를 발판 삼아 서비스를 확장시키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이종산업 간의 융합’을 실현한 사례다.

그런 면에서 소셜커머스 기업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와 유통기업 BGF의 행보가 업계에선 관심사다. 두 기업은 지난달 열린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으나 아직 참여 여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경우에 따라 신한금융 또는 하나금융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 키움증권 등과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나 아직 어떤 곳이 추가로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신청서 마감에 앞서 다양한 업체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