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이어 현대해상·카페24 줄줄이 이탈 사실상 비바리퍼블리카·무신사 두 곳만 남아 굵직한 ‘조력자’ 불참에 예비인가도 ‘빨간불’‘재무적 투자자’ 확보 시급하나 마감 임박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이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카페24와 직방, 한국신용데이터도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거의 모든 구성원을 잃으며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이 컨소시엄은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금융지주가 1·2대 주주로 중심을 잡고 현대해상과 카페24, 한국신용데이터, 무신사, 직방 등을 영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굵직한 투자자가 등을 돌리면서 비바리퍼블리카와 무신사만 남게 됐다. 또 대부분 불참을 선언한 만큼 무신사가 잔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의 연합전선이 쪼개진 표면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철학 차이’였다. 각각이 구상하는 사업모델이 달랐다는 얘기다. 일례로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챌린저 뱅크’를 내세운 반면 신한금융은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오픈 뱅킹을 지향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신한금융을 필두로 한 연쇄 이탈로 이어졌다. 대형 금융사의 이탈에 자금 확보가 불투명해진 상황은 다른 업체에도 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최종적으로 신한과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없다는 토스 측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은행 설립 작업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코멘트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자가 하차했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일단 인터넷은행 인가전을 완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할 만한 곳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부의 시선은 우호적이 않다. 예비인가 신청 마감을 1주일 앞두고 컨소시엄이 크게 바뀐 데다 그 중 금융회사가 한 곳도 없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짙다.
이는 인터넷은행을 본궤도에 올리려면 기존 금융회사의 조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나 당국 규제 등에 대한 노하우와 사전 지식 없이 은행을 운영한다면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자본 확충도 문제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업체로만 컨소시엄을 꾸린다면 번번이 증자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비록 특례법에서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을 25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원활한 영업을 위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사례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단기간 내 자리를 잡기까진 한국투자금융지주라는 든든한 우군의 도움이 컸다.
따라서 비바리퍼플리카로서는 자본력을 갖춘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감이 임박해 손을 내밀 곳이 있을지는 의문이나 아직 인터넷은행에 투자하지 않은 지방은행과 사모펀드를 찾아 참여를 설득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물론 출범 이후를 기약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당국 심사 통과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앞서 당국은 사업계획서에 자금 조달 계획과 투자확약서 등 증빙자료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자금 조달이 불투명한 토스뱅크에 인가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한금융의 불참 소식에 “다소 의외”라고 평가하며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보고 혁신성과 안정성, 수익성 전망 등 항목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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