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MOU 한달 연장···고강도 자구안 요구 박삼구 전 회장 보유지분 매각 유도···가능성 낮아총매출 70% 비중 아시아나 매각시 사실상 그룹 와해계열사 처분 불가피···LCC·레저 관련 매물로 나올 듯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과 비수익노선 정리, 조직 개편 등 3대 중점과제를 시행한다.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자구안의 대략적인 얼개는 마련했다.
하지만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만족시키지 못한 눈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6일 채권단과 체결한 MOU 만료를 앞두고, 약정 연장을 추진 중이다. MOU 재협상이 무산되면 신용등급(BBB-)이 강등되고, 1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조기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맺은 M0U를 우선 1개월만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적극적인 자구 의지에도 불구, 더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 오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특히 박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우회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은 꼬여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전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그룹 해체와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그룹 총 매출은 10조원을 간신히 넘겼는데,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7조원으로, 핵심 계열사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빠져나가면 그룹 연매출은 3조원대에 그치게 된다. 또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만 영위하게 되면서 대기업 명단에서도 제외된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주력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을 비롯해 소유 부동산을 매물로 선뜻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2007년 설립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20주년인 2008년 에어부산 지분 46%를 취득하며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경영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부산~서울 노선을 시작으로 해마다 2, 3개 노선에 꾸준히 취항하며 덩치를 키웠고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다.
에어부산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2385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은 44.2%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지분을 매각하면 1054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2015년 100% 출자해 세운 LCC다.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이관받아 탄생한 에어서울은 모기업의 지원 아래 설립 5년차인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는 600억원이다.
이 외에도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호텔 앤드 골프리조트, 용인 아시아나CC 등이 수천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할 만한 자산으로 거론된다.
금호리조트는 자산총액이 5500억원을 호가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가 아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인 금호티앤아이가 최대주주에 올라있어 실질적인 지배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조3000억원 가량이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으로부터 배당금으로 각각 42억원, 23억원 총 65억원 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금호리조트 등 돈 되는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면 올해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은 얼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각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미 LCC 시장이 포화된 만큼,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금호리조트의 경우 박 전 회장의 장녀인 박세진 상무가 근무하고 있고 박 전 회장이 레저사업에 공을 들여온 만큼, 매각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자산 매각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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