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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우려 수위 높였다···“둔화→부진”

KDI, 경기우려 수위 높였다···“둔화→부진”

등록 2019.04.07 12:3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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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에 대한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까지는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 들며 개선 추세가 종료됐다고 내다봤다. KDI는 이후 5개월 동안 둔화 판단을 유지했지만, 이달 부진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며 진단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주요 경제지표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월 -2.0%를 기록했고, 설 명절 이동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으로는 1.1%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인 4.3%와 작년 4분기 3.0%보다 뒤처지는 수치다.

KDI는 이와 관련해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고, 1∼2월 평균으로도 증가 폭이 축소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해 26.9% 줄었다. 1월 -17.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3월 자본재수입액은 -24.3%를 기록했다. 전월(-35.9%)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KDI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향후 설비투자 개선 흐름이 제한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봤다.

2월 건설기성(불변) 역시 건축과 토목 부문 부진이 지속하며 10.6% 위축됐다. 건설수주(경상) 역시 26.6% 줄어들었다. 3월 수출(금액 기준)은 8.2% 감소했다. 반도체, 석유류를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부진했다. 2월 수출물량지수도 -3.3%를 기록해 1월 증가(0.7%)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는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2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서 증가 폭이 축소되며 1월(-0.2%)보다 낮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가 0.8에서 -4.0%로 크게 줄었고, 수출 출하도 2.4% 줄어들었다. 제조업 재고율도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 114.5%를 기록했다.

2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 등이 감소로 전환해 1년 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1월(2.3%)보다 낮은 증가율이다. 1∼2월 평균 서비스업 생산(1.2%)은 작년 12월 1.4%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축소됐다.

KDI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향 지표가 악화하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상황 지표)는 전달 대비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KDI는 2월 26만3000명 증가한 고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일자리 사업 등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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