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둔화 속 실적 버팀목반도체·폴더블 수요 회복 수혜제일모직 합병 소재 가치 재조명
매출 비중은 7%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익 기여도는 22%에 달한다. 삼성SDI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자재료 사업이 배터리 업황 둔화 속에서 실적을 지탱하는 숨은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일모직 합병 12년 만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의 가치가 다시 조명받고 있는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는 올해 2분기 매출 2498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34.8% 증가했다. 반도체 공정용 소재 판매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 출시 효과로 디스플레이 소재 수요도 확대된 결과다.
전자재료 사업의 경쟁력은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드러난다. 올해 2분기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삼성SDI 전체 매출의 6.6%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21.8%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17.8%로 전사 평균인 5.4%를 크게 웃돌았다.
배터리 중심 기업인 삼성SDI가 다른 배터리 업체와 차별화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 시장이 둔화할 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이 회복하면 소재 사업이 실적을 보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재고 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전자재료 사업은 꾸준히 흑자를 유지했다. 삼성SDI가 2024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간에도 전자재료 부문은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실적 하락 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삼성SDI가 전자재료 사업을 확보한 계기는 2014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이다. 당시 제일모직이 보유한 전자재료와 화학 사업을 흡수하면서 배터리와 소재를 함께 갖춘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합병 당시에는 배터리와 소재 기술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현재는 서로 다른 산업 사이클을 가진 두 사업 구조가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재료 사업은 삼성그룹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망과 연결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확대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출하 증가는 공정 소재와 필름 소재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과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확대는 전자재료 사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 생산 확대는 첨단 공정 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도 관련 필름 소재 판매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SDI는 하반기 반도체 공정용 소재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소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 소재 사업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하반기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소재를 중심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고객사와 설비·원소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반도체 공정용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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