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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시대 연다···낮은 지분·KCGI ‘암초’

[조양호 회장 별세]조원태 시대 연다···낮은 지분·KCGI ‘암초’

등록 2019.04.09 08:0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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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3세 조 사장, 경영 승계 전망삼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 참여···사실상 후계자한진칼 지분 2.34% 불과···상속세만 1800억2대주주 KCGI, 공격적 지분 매입···경영권 압박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다만, 낮은 지분율과 엄청난 상속세 등을 감안할 때 경영 승계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지난 8일 미국에서 숙환으로 갑작스럽게 작고했다. 조원태 사장을 비롯해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으로 건너가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오른 뒤 약 20년간 경영을 지휘해 왔다.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등도 모두 조 회장의 손을 거쳤다.

하지만 조 회장의 부재로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당분간 조 회장의 장례절차 등을 위해 오너일가가 경영에 신경쓰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오너 3세인 조원태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 회장의 세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원태 사장은 차기 수장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왔고, 그룹 내 영향력을 따져봐도 후계자로 꼽힌다.

하지만 여러가지 우려도 존재한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사장은 2.34%,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는 2.30%를 갖고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이 삼남매에게 각각 얼마씩 상속되느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상속 1순위는 이명희 전 이사장이지만, 조원태 사장에게 몰아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남매가 보유한 지분율이 6.95%에 불과해 외부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상속세도 부담이다. 조 회장이 가진 상장 계열사의 주식가치는 약 3600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18000억원으로 계산된다. 경영권을 상속받을 경우 주식가치의 30%를 가산하게 되는 만큼, 최종 상속세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 조 회장 보유지분의 절반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조원태 사장의 지분율은 9.44%에 머물게 된다. 한진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도 기존 28.95%에서 20%대 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계열사 퇴직금이 10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되고 오너일가가 받은 현금 배당, 부동산 매각 등 자금을 총동원하면 무리없이 상속세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내놓는다.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KCGI는 지난 4일 한진칼 지분 0.79%를 매입, 총 13.47%를 확보했다. 3대주주인 국민연금(6.64%)과 합치면 20.11%다. 산술적으로 오너일가보다 지분율이 많다. KCGI의 지분 추가 매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경영권 분쟁도 무시할 수 없다. 삼남매 중 일부가 KCGI와 의기투합해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KCGI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조원태 사장 체제가 굳혀진다면, 경영 활동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석태수 한진칼 사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이 조원태 사장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사장이 올 6월1일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회 연차총회(AGM) 의장으로 나서며 체재 출범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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