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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가는 금융지주 CEO들 “두 마리 토끼 잡자”

해외로 가는 금융지주 CEO들 “두 마리 토끼 잡자”

등록 2019.04.15 17:4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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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응책 수립·해외 投心 달래기 동시 전략조용병·윤종규, 나란히 미국서 투자자들과 만나김정태·손태승, 이달 이후 북미·아시아 순회 예정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제공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제공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회장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 CEO들의 봄철 해외 출장은 IT와 금융의 접목 등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과 주가 부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잇달아 이달 중 해외 출장을 떠났거나 출장을 계획 중에 있다.

금융지주 CEO 투톱인 조용병 회장과 윤종규 회장은 나란히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르고 있다. 두 회장은 싱가포르투자청이 주관하는 아시아 지역 파트너들과 실리콘밸리 소재 IT 기업을 연결하는 ‘브릿지포럼’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 중에는 각 회장들이 실리콘밸리의 주요 IT 기업 CEO들을 만나 최근 디지털 환경과 변화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직접 살펴보고 체험할 예정이다.

두 회장이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공통된 목표인 디지털 대응력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세계 IT 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유망한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각 그룹의 디지털 금융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두 회장의 야심찬 계획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들 회장의 출국 목적은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지만 속뜻은 따로 있다. 바로 떨어진 주가를 올리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는 1년새 주가가 확 떨어졌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6만원 수준을 호가하던 KB금융지주 주가는 4만5000원대로 떨어졌다. 신한금융지주의 주가는 1년 전 수준(4만8000원대)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올해 초 4만원선이 붕괴된 바 있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주가 하락에 대해 공개 사과하기도 했던 윤종규 회장은 지난 3월 홍콩과 호주 등을 돌며 투자자들에게 그동안의 경영 성과와 M&A 등 향후 경영 전략을 설명했고 이번에는 북미 지역 투자자들을 만나 비슷한 설명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

조용병 회장도 캐나다와 미국에서 초대형 자산운용사들을 방문해 중장기 전략과 성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자본시장 변화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태 회장과 손태승 회장도 비슷한 취지의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들 회장들은 디지털 대응력 강화보다 주가 부양을 위한 IR 활동 성격이 더 상하다.

김정태 회장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1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전후해 해외 IR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1년 전보다 주가가 꽤 하락했기에 주가 부양을 위한 김 회장의 의지가 매우 뚜렷하다. 때문에 김 회장 역시 미국 등을 돌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고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영업통으로 이름을 날렸던 손태승 회장은 오는 5월 중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등을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IR 활동 계획도 잡혀 있다.

각 금융지주 CEO들이 이처럼 해외 IR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외국인 주주들의 중요성 때문이다. 정부와 국내 과점주주 등 국내 연고 자본이 여전히 주주의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금융지주를 뺀다면 나머지 금융지주 세 곳은 외국인 지분이 절대다수에 이른다.

따라서 외국인 주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주느냐에 따라 각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여부가 갈린다. 이 때문에 각 CEO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가면서까지 해외 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각 CEO들이 신년사나 주총 인사말 등에서 여전히 글로벌 확장 경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을 향한 구애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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