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오신환 사보임’ 허가···패스트트랙 초읽기

회의장에서 점거 밤샘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했다. 이로써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이르면 오늘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회의실 등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 출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25일 문희상 의장은 병원에 입원중인 상태로 바른미래당이 신청한 사보임을 승인했다. 문 의장은 전날 한국당 의원들의 의장실 항의 방문에 충격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된 상태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혈압이 안정되지 않아 당분간 입원 관찰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가 이날 오전 병원을 찾았으나 문 의장과의 면담이 끝내 무산되기도 했다. 병원의 의료진이 문 의장의 건강 상태를 우려해 적극 만류했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환자복을 입은 채 병상에서 사보임을 허가하면서 현재 여야 대치 상황에 관해 묻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앞서 문 의장은 “국회법과 관행대로 처리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사보임은 임기중에 불가하지만, 교섭단체의 요구가 있으면 관행상 국회의장이 허가해왔다. 국회사무처 실무진과 국회의장실 비서실도 오신환 의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사보임을 허가하는 것이 법률과 관례에 부합한다는 검토 의견을 문 의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패스트트랙은 이르면 오늘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와 공수처법 등은 각각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열려야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이 이를 막기 위해 회의가 열려야 하는 상임위 회의실을 막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 의원들은 특위가 열리는 회의장에 들어가 의자 등을 가운데에 몰아놓고, 전날부터 밤샘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한국당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과격해지면 물리적인 충돌도 일어날 수 있다.

이날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선거법 등의 패스트트랙 절차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의 집단 행동이 우려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한국당의 바로 그러한 난동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국회 선진화법이고, 신속처리안건 지정 절차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