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중공업 ‘첫 실사’ 착수 재무 상황 진단해 ‘매각전략’ 짤 듯KDB인베스트로 이관 가능성 ‘솔솔’“부담 덜어낸 지금이 적기” 평가도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한진중공업의 실사를 맡을 업체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삼일회계법인은 2~3개월간 한진중공업의 재무 상황 전반을 들여다보게 된다. 또한 채권단이 한진중공업의 조속한 매각을 원한다는 점에서 매각 전략까지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인 상태다. 채권단은 지난 5월 6874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기존 주식 86.3%에 대한 무상감자를 실시해 63.4%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한진중공업의 경영권을 잃었고 지분율 16.1%의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에 대한 이번 실사가 KDB인베스트먼트로 관리 기능을 넘기기에 앞선 준비 작업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재무 부담을 덜어낸 지금이 회사를 맡길 적기라는 평이다.
실제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연초 자본잠식에 빠졌으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거치며 차츰 건전성을 회복하는 추세다. 일단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법정관리와 출자전환 등을 거치며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5월엔 26만㎡에 달하는 인천북항배후부지를 매각해 약 32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가치가 높은 보유자산 매각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 중이며 이달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245억원 규모의 인천공항 화물터미널E 신축공사도 따냈다.
이 가운데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진중공업을 넘겨받으면 보다 효율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매각에도 유리할 것이란 게 일각의 분석이다. 관리에 돌입한 대우건설과도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서다. 게다가 KDB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인 이종철 전 산은 PE실장은 과거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한 바 있어 회사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외부에서는 한진중공업을 대우건설과 함께 KDB인베스트먼트 관리 하에 놓일 기업으로 지목해왔다. 대우조선이나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등과 달리 정부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도 작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단 차원에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등이 참여 중이고 필리핀 채권단의 지분도 20%나 돼 의견충돌이 생긴다면 KDB인베스트먼트로의 이관은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올해 안에 ‘2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대상 기업이 혼란스러워하고 시장에서 가치를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아 구체적인 대상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기업만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