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로 디스플레이 불똥 주목중국 기업들, 시장점유율 위협 여전1분기 이어 2분기도 실적 낙관 어려워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 굴기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34억5396만달러(약 4조94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40.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으로 40% 이상의 글로벌 점유율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한자리수에 머물렀던 중국 BOE가 점유율 11.9%로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IHS마킷은 중국 BOE가 2위인 일본 JDI(12.3%)를 바짝 추격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점유율 15%를 달성해 2위 경쟁에 불을 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무게를 두고 있는 올레드(OLED)디스플레이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된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88%로 지난해 같은 기간 95.7% 대비 7.7%포인트 줄어들었다. 2017년 97%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지만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90%대가 무너진데 이어 2분기 연속 80%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중국 BOE는 0.1%에서 5.4%로 점유율을 늘리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올 1분기 중국 업체들의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은 6799만개로, 전년동기보다 12.5%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33.0%에서 37.2%로 높였다.
매출 기준으로도 중국 업체는 1년 전보다 17.7%나 늘어난 45억8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주요 생산국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은 31.6%로, 처음 30% 선을 넘어섰다. 한국(54억1500만달러·37.4%)에는 못 미쳤지만 2위로 올라선 꼴이다.
업체별로는 중국 BOE가 출하량 4442만개(점유율 24.3%)로, LG디스플레이(3427만개·18.7%)를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 3분기에 처음 선두에 올라선 뒤 올들어 격차를 더 벌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 투자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저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과의 경쟁 속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실적부진에 이어 일본의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와 엮이면서 난관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 올레드 패널 개발관련해서 아직 밝힐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영향은 있겠지만 현재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폴리이미드라는 소재의 경우 종류가 굉장히 많고 기업마다 사용하는 불화수소 함유량, 합성하는 다른 소재의 종류 등이 다르므로 실제 규제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중한 모양새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대형 올레드 투자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당시 삼성은 올레드 투자에 대한 논의 없이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1분기 실적쇼크가 대규모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여기에 2분기 실적마저 부진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동훈 사장의 부담감도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흑자전환이 무난하게 전망되고 있지만 애플로부터 받은 위약금이 일시적 수익으로 포함된 것을 제외하면 불황이라는 의견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이동훈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이은 긴급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왔고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등에 고심하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LCD와 올레드로 나눠 운영하던 사업부를 대형과 중소형사업부 체제로 변경했다. 또 대형사업부장에 남효학 부사장, 중소형사업부장에 김성철 부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패널 크기로만 사업부를 구분한 것인데 이들 2개 사업부장에 올레드 출신 인사를 앉히면서 올레드 패널 사업에 힘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레드 관련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이동훈 사장이 짊어진 임무는 막중한 상태다. 디스플레이시장에서 대세가 올레드로 바뀌는 현재 경쟁력 제고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폴더블이나 대형 올레드 패널에 대한 사업전략 구체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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