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생 기회 얻은 MG손보···11월까지 2000억 증자 완료 목표

MG손해보험 지급여력(RBC)비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경영개선 약속을 어겨 금융당국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은 MG손해보험이 마지막 회생 기회를 얻었다.

MG손보는 최대주주인 특수목적회사(SPC) 운용사를 바꾼 뒤 당초 계획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오는 11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만 잘 실행한다면 올 들어 회복된 건전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례회의를 열어 MG손보가 경영개선명령에 따라 지난달 26일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부실금융회사 지정 이후 7년여만에 청산 위기에 몰렸던 MG손보는 마지막 회생 기회를 얻었다.

앞서 MG손보는 5월 말까지 2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못해 6월 말 적기시정조치 최종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금융위가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했다면 주식 일부 또는 전부 소각, 임원 직무집행 정지 및 관리인 선임, 6개월 이내의 보험업 전부 정지 등의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번 경영개선계획에는 최대주주인 특수목적회사(SPC) 자베즈제2호유한회사 운용사를 JC파트너스로 변경한 뒤 11월 말까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MG손보는 먼저 금융위에 SPC 운용사를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바꾸는 대주주 변경을 신청한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한 SPC를 통해 MG손보를 인수했다.

대주주 변경 절차가 완료되면 JC파트너스가 650억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350억원을 유상증자에 출자한다. JC파트너스 출자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300억원, 리치앤코가 350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MG손보가 과거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대출 100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추진한다.

금융위의 경영개선계획 승인 결정에는 적기시정조치의 원인이었던 RBC비율이 의무 충족 기준인 100%를 넘어선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재무건전성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지난해 6월 말 82.4%까지 떨어졌던 MG손보의 RBC비율은 올해 3월 말 108.4%, 6월 말 130%로 상승한데 이어 8월 중순께에는 150%를 넘어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MG손보에 시간을 더 주는 것 외에 다른 회생 방안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MG손보의 청산은 금융당국 책임론과 소비자 피해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위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MG손보는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반 회복되고 있어 유상증자 이후 본격적인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MG손보의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억원에서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2억원 손실에서 11억원으로 이익으로 돌아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건전성과 수익성 모든 측면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청산 수순을 밟았던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며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적기시정조치에서 탈출한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