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장 270MW 가스터빈 초도품 첫 공개美·獨 이어 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국 노후 석탄발전 대체···환경오염 감소효과 커2026년 年매출 3조···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
비행기 엔진 모습과 흡사하게 생긴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회전형 열기관이다. 현장에서 직접 본 가스터빈은 압축기, 연소기, 터빈 부품으로 구성돼 길이는 12m, 무게는 320톤에 달했다. 가스터빈에 들어간 부품 수는 4만개에 이르고, 터빈 내부 블레이드(날개)에도 460개 부품이 들어갔다. 특히 블레이드 1개 가격은 국산 승용차(쏘나타) 1대 값과 맞먹는다.
이상원 가스터빈 개발PM장은 “가스터빈은 한 대당 25만~30만가구의 소비 전력을 담당한다”며 “현재 조립완료 단계에 위치해 약 95%의 제조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안에 성능시험을 마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030년까지 석탄화력이 가스발전으로 전환될 것이란 국내 수요 예측이 있다”며 “노후석탄발전의 대체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사업은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지정돼 그동안 국산화 개발이 진행돼 왔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약 600억원을 투자했고 두산그룹이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들였다. 지난 6년간 21개 국내 대학과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의 중견·중소기업과 발전사가 함께 참여했다. 이 때문에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연내 시험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서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보유한 세계 다섯 번째 국가 반열에 올라선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목진원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 BG장은 “가스터빈은 고난도 기술이어서 개발 초기엔 기술력을 갖춘 해외 업체를 인수해서 개발하려 했다”면서 “2013년 초 이탈리아 업체와 최종 합의 단계까지 이르렀다가 결국 성사가 안됐고, 이를 계기로 독자개발에 나섰다”고 국산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 공개한 초도품을 갖고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고 후속으로 업그레이드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가스터빈 제품명은 ‘DGT6-300H’ S1 모델이다.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고효율 모델로 두산 측은 현재 500MW급 제품까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70MW급 가스터빈은 석탄발전과 비교하면 가스발전(LNG)의 미세먼지 배출은 8분의 1,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은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
이광열 가스터빈 개발담당 상무는 “올 11월부터 시험 설비를 시작해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2022년 7월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2023년부터 김포 검단지역 열병합발전소(500MW)의 상업운전을 목표로 서부발전(운영자)과 협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고효율 가스터빈의 개발이 필요했던 이유는 환경 규제로 친환경 발전 방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향후 지속적인 가스터빈 시장 확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조1000억원에 유지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약 12조3000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2017년 말 발표한 8차 전력수급 기본 계획에 따르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기가와트(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하면 약 10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두산중공업의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상업 운영중인 가스터빈 모델에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스(DTS) 기술력을 통해 정비 및 부품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발전소에 국산화한 가스터빈의 상업운전이 자리잡으면 오는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산업, 연 3만명 이상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주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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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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