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 수요에 3분기 사상 최대 매출 전망면세점 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매분기 악화주가 모멘텀도 약화···5개월새 33% 빠져
그간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을 중심으로 한 면세점 사업 호조에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호텔신라지만, 면세점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은 도리어 악화되며 주가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전거래일보다 3.09%(2500원) 내린 7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7만9800원) 이후 이달 들어 두 번째로 8만원선이 무너졌다. 지난 5월 2일 기록한 장중 최고점(11만8000원) 대비로는 5개월새 33.6%나 하락했다.
호텔신라는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시행과 따이공 규제 영향 등으로 지난 5월부터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중국은 한국 면세점을 오고가는 따이공과 위챗 등을 이용한 메신저 판매상(웨이상) 등 전자상거래를 하는 개인에게 세금을 적용하는 전자상거래법을 시행했고, 지난 6월에는 따이공의 위법 행위에 대한 집중 감독에 나섰다.
중국발 규제 소식은 면세점 사업에 집중하던 호텔신라에게는 독이 됐다. 호텔신라는 현재 전체 매출의 90%를 면세점 사업에서 내고 있으며 이중 따이공 비중은 70~80%에 이른다. 따이공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적 둔화가 예상되면서 주가도 리스크를 선반영해 하락한 셈이다.
다만 우려가 무색하게 3분기까지 국내 면세점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은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럭셔리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면세점의 강한 경쟁력에 따라 따이공의 높은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4172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6.1%영업이익은 15.1% 성장하며 상반기에 이어 호실적 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면세업체들 간의 경쟁이 예상보다 심화되면서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하고 있다”며 “시내점 경쟁 심화, 공항점 매출 부진, 홍콩 시위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하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증가율은 매분기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42.2%, 2분기 302.6%로 300%를 웃돌던 영업이익증가율은 올해 1분기 84.9%, 2분기 14%로 크게 줄어들었다. 3분기에도 15.2%로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영업이익증가율이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얼마나 증가했는가를 보여주는 성장성 지표로 기업의 본질적인 성장률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호텔신라 주가는 작년 고점 대비 약 60% 하락했다. 면세 산업의 불확실성이 작년보다 증가하며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면서 양호한 영업이익에도 주가가 부진하고 있다”며 “호텔신라의 면세점 경쟁력은 견고하나 따이공 업태는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하고 한중 정부의 규제 강화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