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6℃

  • 인천 8℃

  • 백령 8℃

  • 춘천 2℃

  • 강릉 6℃

  • 청주 5℃

  • 수원 7℃

  • 안동 3℃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5℃

  • 전주 4℃

  • 광주 6℃

  • 목포 8℃

  • 여수 9℃

  • 대구 6℃

  • 울산 11℃

  • 창원 8℃

  • 부산 11℃

  • 제주 15℃

‘뚫을 수 없는 방패’ 양자암호통신은 도대체 뭘까?

‘뚫을 수 없는 방패’ 양자암호통신은 도대체 뭘까?

등록 2019.10.20 09:00

이어진

  기자

공유

양자컴퓨터 현실화될 시 현존 보안체계 무력화 위기양자 특성 활용 무작위 난수 생성···데이터 암호화데이터 전송 중 해킹돼도 송수신자 즉시 확인 ‘강점’

1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IDQ 곽승환 부사장(사진 왼쪽)과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 사진=SK텔레콤 제공.1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IDQ 곽승환 부사장(사진 왼쪽)과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기술개발에 나선지 8년만에 첫 사업 성과를 거둔 양자암호통신은 해커가 뚫을 수 없는 방패와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SK텔레콤과 IDQ가 보유한 양자암호통신의 핵심 기술은 양자키분배, 양자난수생성이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3자가 해킹할 수 없는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나눠주는 기술이다. 양자의 특성으로 인해 제3자가 해당 암호키를 해킹을 통해 취득하고 열어볼 시 양자의 특성이 변경돼 송수신자 모두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기존 통신을 송신자와 수신자가 공을 주고 받는 행위라고 할 경우 양자키분배를 통한 양자암호통신은 비누방울을 주고 받는 것과 같다. 중간에 탈취를 시도할 시 흔적이 남고 모양이 변형돼 복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양자난수생성 기술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일정 패턴이 없는 순수한 난수를 만드는 기술이다. 현재 보안 시스템에 적용된 난수 체계는 무작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 패턴을 가지고 있다. 연산 능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나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시 이를 복호할 수 있지만 양자난수는 순수한 난수여서 해석이 원천 불가능하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부터 양자 기술 개발에 주목해왔다. 2011년 퀀텀테크랩을 꾸려 양자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으며 지난 2016년에는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IDQ의 지분 4.5%를 인수햤다. 지난해에는 약 700억원을 들여 IDQ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IDQ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1년 그레고아 리보디 CEO와 양자 관련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다. 사명인 IDQ는 아이디어와 퀀텀을 합쳐 만든 것으로 양자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IDQ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학계에서 확립된 양자 연구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나선 업체다. 특히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특화됐다. 지난 2000년대부터 서버 크기 수준의 양자난수생성기를 생산, 일부 업체들에게 공급했다. 10년 이상 지난 현시점에서는 칩형태까지 소형화시켜 4mm 수준의 양자난수생성기를 상용화하는 등 기술력을 고도화했다.

SK텔레콤과 IDQ가 개발한 양자난수생성기와 양자키분배 기술은 이미 실제 네트워크 상에서도 적용돼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5G 가입자 인증서버에 IDQ의 양자난수생성기를 적용, 보안을 강화했다. 가입자 인증 서버는 단말 사용자가 통신망에 접속할 시 정상 가입자 인지 여부를 인증해 주는 서버다.

또 SK텔레콤 가입자들의 트래픽이 몰리는 서울 성수와 대전 둔산 간 네트워크에는 양자키분배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과 IDQ가 양자암호통신에 주목하는 것은 향후 도래할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이진법으로 인식, 처리한다. 각각의 0 또는 1을 기본 단위 비트로 부른다. 컴퓨터는 한번에 1비트씩 계산하며 비트량이 늘어날 수록 계산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성, 얽힘 현상을 활용한다. 큐비트라고 불리는 양자 비트 하나에 0과 1을 동시에 표기,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가 늘어날 수록 처리 가능한 정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현존 컴퓨터 체계와는 차원이 다른 컴퓨팅 파워를 얻을 수 있다.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6월 한국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에서 양자 컴퓨터를 ‘미래의 핵무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보안이 관건이다. 현재 데이터 보안은 데이터를 암호화시킨 뒤 수신자와 발신자만 이를 풀 수 있는 암호키를 공유하는 형태다. 일반 컴퓨터로는 연산을 통해 이를 해독할 순 있지만 컴퓨팅 파워가 관건이다. 현존하는 컴퓨팅 파워로는 아직까지 뚫어낼 순 없다.

컴퓨팅 파워인 연산속도가 기존 컴퓨터 체계와는 달리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만큼 현존하는 데이터 보안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는 1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후 정부, 군사, 건강 등 중요 정보들의 암호화가 풀려버릴수 있다”면서 “새로운 암호화방식을 찾는데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지 않은)지금 (양자암호통신을)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