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일 ‘DLF 현장검사’ 종료 당국과 협의해 방지대책 내놓을듯‘CEO 제재’ 보다 재발방지에 초점배상비율 관건···‘70% 이상’ 관측도
또한 징계 범위와 관련해서는 금융기관 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대신 향후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DLF 사태’에 대한 현장검사를 끝냈다. 8월23일부터 상품 판매처인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상대로 관련 부서가 합동 검사에 착수한지 2개월여 만이다.
이어 당국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께 검사 결과 등을 반영한 DLF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한다. DLF 상품 설계와 판매 실태 등 검사를 통해 은행의 리스크관리나 내부통제 부문에서 미흡한 부분이 파악된 만큼 상품 판매 규제 강화를 비롯한 종합적인 내용이 담길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금융회사 CEO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DLF 판매 책임자인 우리·하나은행장의 징계를 촉구하고 있으나 이번 검사 결과로 이들이 판매를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릴 정도의 단서는 확보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간 은행 측은 ‘DLF 판매’가 본부장 전결로 처리됐을 뿐 행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국감에 출석한 전 하나은행장도 “개별적 상품에 대해 보고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따라서 은행에 대한 ‘기관 경고’는 불가피하겠으나 CEO 개인에 대한 징계까진 이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게다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연이어 ‘자산관리체계 혁신안’을 발표하며 ‘DLF 사태’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상품 점검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업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반성의 표시다. 그 중 핵심은 투자상품 판매 이후 불완전 판매로 판단되면 철회를 보장하는 ‘투자상품 리콜제’(책임판매제도)의 도입인데 ‘DLF 사태’를 거치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자 각 은행이 외부의 요구에 화답한 셈이다.
아울러 당국 입장에서 CEO의 제재는 부담이 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금융산업 혁신’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윤석헌 금감원장도 한 발 뒤로 물러선듯한 모습이다. 국감 중엔 DLF 판매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금융기관장 제재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달 29일 ‘금융의날 기념식’ 행사장에선 금융위와 잘 상의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짧게 답했다.
남은 관건은 소비자가 과연 금융회사로부터 얼마만큼의 손실액을 되돌려받느냐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상품을 판매한 은행이 배상책임을 지게 되는데 일각에선 그 비율이 마지노선인 ‘7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DLF 사태’에서도 만 70세 이상 소비자의 펀드 잔액이 전체의 23%(1761억원)을 웃도는 등 고령자 보호가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된 만큼 당국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사태 때 금융사에 최대 70%의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금융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층에게 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였다.
특히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마무리한 현재 불완전판매 의심 비율은 5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류상 문제가 확인된 건만을 추린 중간검사 결과 발표 당시 불완전판매 비율은 20% 안팎이었지만 은행 내부 규정 위반 건까지 포함시키자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때문에 당국은 영업점 단위의 불완전판매 수준을 넘어 본점 차원의 구조적인 책임이 발견됐다고 보고 배상비율을 산정할 때 이를 두루 감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측은 앞서 자산관리체계 개선안을 내놓으며 소비자에게 사과하는 한편 “금감원 분조위의 조정결정을 존중하고 조속한 배상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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